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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권오신 기자
등록일 2008-08-05 16:02 게재일 2008-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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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신 객원 논설위원



8월8일 오후 8시에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8이라는 숫자에 행운을 거는 중국인들의 집착을 보는 것 같다.


스포츠는 외래어 범람이 가장 심한 곳이다. 어원을 알면 언어를 통해 느껴지는 감칠맛이 더 하다.


펠레 스코어는 이런 뜻을 담고 있다.


지난 3일 새벽에 열린 베이징 올림픽 축구 경기에서 맞붙은 독일과 터키의 16강전에서 독일이 터키를 ‘펠레 스코어’인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펠레 스코어는 축구 황제 펠레가 “축구 경기는 한골 차이의 승부가 가장 재미있고, 그 중에서도 3대 2 스코어가 이상적”이라고 한데서 유래 하였다.


롤리건(roligan) VS 훌리건(hooligan). 거리에서 싸움을 일삼는 불량배나 부랑아를 일컫는 훌리건이 국제적 축구 난동꾼이라는 어원을 갖게 된 것은 1980년대 영국 보수당 정권 때부터 사용되어서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이에 반해 롤리건(roligan)이라 불리는 또 다른 축구팬들도 있다.


얌전한 축구팬을 의미하는 롤리건은 86년 덴마크에서 조직화된 우리의 ‘붉은 악마’와도 같은 응원단이다. 이들은 ‘폭력 없는 축구’를 모토로 덴마크 팀의 경기가 열리면 세계 어디든지 달려가서 열광적인 응원을 편다.


비보이(B-boy)→B{Breakdancinging} boy는 힙합 문화에, 특히 브레이크 댄스 분야에 몸을 바치는 사람을 말한다.


1970년대 후반 최초의 힙합 DJ인 콜 헉(Kool DJ Herc)이 그의 드럼 브레이크 연주에 맞춰 몇 사람이 춤을 추는데서 비롯된 말이며 여기서 break-boys, B- boys라는 낱말을 붙이게 되었다. 비걸(B-girl)이라고도 통용된다.


웜 비즈(WARM BIZ) 쿨 비즈(COOL BIZ)는 지구 온난화를 막는 가장 기초적인 실천 방식을 뜻한다.


겨울에는 옷을 더 입어 지나치게 난방에 의존하지 않는 ‘웜 비즈’를 하는 대신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가벼운 옷차림의 ‘쿨 비즈’ 운동을 말한다.


요즘 많이 쓰는 하이브리드(hybrid)의 원래 뜻은 잡종이다. 집돼지와 멧돼지의 변종 교배를 통해 나온 효용성 높은 잡종돼지를 표현하는 낱말이다.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섞여 효용성을 뜻하는 말로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카’는 휘발유와 전기를 번갈아 동력으로 사용함으로써 연비를 극대화하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인 차를 뜻 한다.


하이브리드 컴퓨터니 하이브리드 칩도 모두 그런 뜻이다.


이렇게 범람하는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 곳이 있다. 국립 국어원(원장 이상규)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나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국민공모를 통해 결정, 정착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


최근 정한 외래어를 보면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single mom)은 ‘홀보듬 엄마’로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을 때 까지만 일하고 그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프리 아르바이터(Free Arbeiter)’를 줄인 프리터(Freeter)는 자유벌이 족으로 정했다.


모티켓(Motiquette)은 통신 예절로, 연극이나 음악회에서 막이 내리면 관객들이 무대 뒤로 들어간 출연자를 무대로 다시 불러내는 커튼콜(curtain call)은 ‘부름 갈채’로 정했다.


엠니스(M_ness)는 남성을 일컫는 맨(Man)과 여성적인 특성을 의미하는 니스(ness)를 결합한 신조어이지만 양육과 미용 등 여성적 특징을 두루 갖춘 남성을 가리켜 엠니스(M_ness)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를 대신할 알맞은 우리말을 현재 찾고 있다.


이처럼 범람하는 외래어 외국어를 바로 알고 쓰면 행간에 숨은 뜻까지 음미할 수 있다.


그런 말을 우리말로 바꾸어 쓰면 더 품위가 따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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