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박사- (주)뉴로넥스 대표이사
모처럼 주말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영화 관람을 갔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관람할 영화의 선택권은 언제부터인가 아이들 위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꿀벌 대소동”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용감하지만 사고뭉치 꿀벌, 주인공 ‘배리’는 벌집 안에서 죽을 때까지 같은 일을 하며 평생 살아야 한다는 자신의 처지에 회의를 느끼고, 벌집 밖으로의 여정을 강행한다. 인간 세상에서 만난 친절한 꽃집 아가씨 ‘바네사’ 덕분에 위험천만 순간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배리’는 꿀벌 세계의 규율을 어기고 인간인 ‘바네사’와의 대화를 시도하게 되고 깊은 대화를 통해 ‘배리’와 ‘바네사’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도 잠시 그녀와 함께 인간 세상을 배워가던 중 우연히 인간들이 꿀벌들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꿀을 공짜로 훔쳐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 ‘바네사’와 함께 ‘꿀’을 되찾기 위한 인간들과의 법률 전쟁을 선포하게 되는 다소 황당한 스토리의 영화이다. 꿀은 꿀벌인 ‘배리’가 인간과 전쟁을 선포할 만큼 더할 나위 없이 가치 있고 소중한 식품이다. 꿀은 더 이상의 분해과정이 필요 없는 단당체로 되어 있어 체내흡수가 빠르고 영양의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고 곧바로 에너지로 활용된다. 그래서 좋은 품질의 꿀을 먹으면 피로회복이 빠르다. 또한 위를 편안하게 해주고 특히 변비에도 좋다. 이는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정장작용을 해주고 비피더스균은 증식시키고 창자 속의 장균은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철분, 각종 비타민(B,C군)류와 미네랄(칼륨, 아연, 칼슘)등도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함유되어 있다. 꿀 속의 마그네슘 성분은 진정작용이 있어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으며 꿀을 우유에 타서 아이들에게 먹이면 모유와 다름없는 저항력을 키워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밝혀진 꿀의 유익한 효능은 많다. 그러니 사람들은 좋은 꿀을 선사하는 꿀벌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이 영화 초반부에 보면 ‘배리’와 ‘바네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식빵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바네사’가 자기가 먹던 식빵 ‘부스러기’를 ‘배리’에게 건네주는데 인간 ‘바네사’에게는 그저 ‘부스러기’에 불과 하지만 ‘부스러기’를 받는 꿀벌 ‘배리’에게는 들고 있기에도 힘겹고 한참동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큰 ‘덩어리’였다. 성경에 보면 ‘부스러기’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병이어의 기적’ 기록에도 보면 사람들이 먹고 남은 부스러기만 다시 모았는데 12광주리나 되었다. 또한 가나안 여인이 예수그리스도께 울부짖으며 주인의 밥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의 은혜라도 내려달라고 간구하는 장면도 있다. 작은 부스러기가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하찮은 것일 수 있겠지만 궁핍한 사람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소중 한 덩어리가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태안 앞바다 유조선 기름 유출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상경하여 이번 태안 사태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삼성 본사 건물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태안 피해 주민들은 유출된 기름에 시커멓게 오염된 해산물을 본사 건물 현관에 집어 던지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같은 날 에버랜드 물품창고에서는 수 천점의 고가 미술품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씁쓸한 맘을 감출 수 없었다. 태안의 피해 주민들은 삼성에게 큰 덩어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은 소유한 천문학적인 덩어리들 가운데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의 마음을 담은 따뜻한 ‘부스러기’라도 나누어야 할 것이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부스러기’를 나누는 것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이미지에 맞지 않고 생색이 날까 싶어 고민할 수 있겠지만 삼성의 ‘부스러기’는 피해 주민들에게 큰 ‘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기적의 비밀을 깨달아야 한다. 부디 피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부스러기의 기적이 속히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