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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연소 궁도 9단 탄생 '눈길'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07-09-12 17:10 게재일 200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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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살 총각이 전통 활을 수십 년 쏴야 올라갈 수 있다는 궁도 9단의 경지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6월19일 9단 승단 심사를 통과한 김경응(33)씨.

인천지하철공사 궁도팀 소속의 김씨는 지난 6월 경북 칠곡 호국정에서 벌어진 9단 승단대회에서 42발 중 39발을 명중시켜 승단에 성공했다.

145m 떨어진 가로 2m, 세로 2.667m크기 과녁에 45발 중 39발을 명중시켜야 9단이 될 수 있지만 김씨는 42발째에 39발 명중에 성공하자 3발은 쏘지도 않았다.

대한궁도협회(회장 조종성)에 따르면 1971년 최저 3급부터 최고 9단까지 등급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9단 자격을 받은 23명 가운데 30대 9단은 김씨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41살이 최연소였다.

45발을 쏴서 25발을 맞추는 1단 이상 유단자는 모두 7천286명에 이른다. 이중 5천∼6천 명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1년에 두 단씩 올라갈 수 있고, 5단 따는 데 3년 걸린 이들도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5단을 넘어가면 한 계단 올라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

6월 승단 심사에도 22명이 참가했지만 9단 승단에 성공한 것은 김씨뿐이었다.

충북 제천출신인 김씨는 금속회사 근로자로 일하던 1997년부터 활을 잡기 시작했다. 한때 택견을 배우는 등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주중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만 인천 무덕정에서 활을 쐈다.

1998년 입단하면서 조금씩 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매년 한 계단씩 올라갔고, 2006년 1월에는 14년간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인천시체육회 궁도 팀으로 옮긴 끝에 올 6월 드디어 최고 경지라는 9단에 올랐다.

이제는 작년 7월부터 인천지하철공사로 옮겨 오전 9시부터 오후 5-6시까지 하루 8-9시간씩 활을 쏘고 있다. 취미가 직업이 된 셈이다. 스스로 "나는 활에 미쳤다"고 할 정도다.

김씨는 "미치지 않으면 이렇게까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미치는데 이유가 있나요? 좋아서 미치는 거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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