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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첫 한국문화 강좌 개설 민원정 교수

연합뉴스
등록일 2007-07-18 17:56 게재일 200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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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더 많이 이해 돕는데 최선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더 많은 칠레 사람들, 더 많은 남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한반도의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칠레의 대학에서 유일하게 한국 문화 강좌를 개설하고 한국 알리기에 애쓰고 있는 민원정(40) 칠레가톨릭대학 교수는 16일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가든 스위트 호텔에서 UCLA 한국학연구소(소장 존 던컨) 주최로 열린 제1회 ‘미주대륙에서의 한국학’ 세미나에 참석, 과목 개설 및 운영 과정을 소상히 전했다.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중남미 문학으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국내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민 교수가 칠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3년.


당시 스페인어권 한국학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료 수집차 칠레를 방문, 1주일간 머물렀던 민 교수는 ‘국내 박사’의 한계를 벗어나고픈 바람 하나로 2004년 2월 무작정 짐을 싸고 칠레에 발을 디뎠다.


대부분 남미 국가들처럼 칠레 역시 한국학은 아시아학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었고 아시아센터가 있는 대학들도 번듯한 사무실조차 없는 채 활동이 미미한 상태였다.


아시아와 관련된 교수들을 상대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이력서를 보내 끈질기게 설득하자 생소한 한국학 강좌를 선뜻 개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던 대학들이 서서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 2004년 가을학기에 마리띠마대학과 발파라이소가톨릭대에서 한국 문화를 강의할 수 있게 됐다.


또 칠레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칠레 가톨릭대에서는 ‘떠오르는 거대지역 아시아’ 강좌에 여러 교수진과 함께 민 교수를 포함한 데 이어 연구원 직책을 부여했다.


특히 칠레 가톨릭대에서는 민 교수의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판단, 2006년 봄학기부터 그를 정교수로 임명하고 한국 문화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교재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밤새워 교재를 만들어야 했던 그는 우선 한글로 이름을 쓸 수 있도록 자음과 모음을 가르치면서 한국 역사를 강의해 나갔고 수시로 주제를 정해 그룹별, 개인별 발표를 유도하는가 하면 한국학 관련 에세이 콘테스트를 개최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여나갔다.


현재 한국 문화 과목에는 신청자가 쇄도, 학기당 정원 25명을 채우고 있으며 평균 월 1회씩 상영하고 있는 한국영화를 보러오려는 ‘한류’ 팬들도 적지 않다.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올 2학기부터 ‘역사 속의 한국 여성’이라는 새로운 정규 과목까지 개설, 더욱 바빠진 그는 일단 이 과목 운영비를 대학 측이 맡도록 함으로써 재단 지원이 끊길 경우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으며 내년부터 새로운 한국학 관련 과목이 개설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만 3년간 한국학 강좌 개설에 매진하느라 올 2월에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는 민 교수는 “한국 문화를 학점 과목으로 신청한 대학생들은 이미 인터넷으로 한국 영화를 보았거나 아시아에 관심이 있는 등 일반 학생들에 비해 ‘별난’ 학생들”이라며 “결국은 칠레에서 한국의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주역인 이들이 한국, 한국인,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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