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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곱게 늙으세요

등록일 2006-10-11 19:14 게재일 200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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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면서 세월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씩 공평하게 주워지며 날이 가고 달이 차서 다함께 똑같이 한 해, 두 해, 십 년, 이십년, 햇수를 더해가며 자동차 생산년도처럼 년식이 쌓여만 간다


년식이 묵을수록“가는 세월 잡지 못하고 오는 세월 막지 못한다”는 말을 새기며 실감하게 된다


젊을 때는 옆과 뒤돌아 볼 겨를 없이 앞만 보고 생계를 꾸려가기도 바쁘고 또 집 장만에, 자녀 교육과 뒤 치다꺼리에 동분서주하며 희로애락을 반복해가며 정신없이 살다가 되돌아 볼 여유가 있을 때는 어느 듯 각박한 인생을 겪었다는 수고 표시 계급장인 주름살이 하나 둘 생기게 되나 보다


올해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은 윤달이 들어 시월상달 긴 연휴에다 천고마비의 청명한 나날이 이어져 차례와 성묘에 일가친척의 문안인사 나들이는 매년 추석 때면 연휴 중 비가 오는 날이나 태풍이 잦았다는 기억을 상기하면 보람차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을 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아라”는 덕담이 추석을 쉬고 나면 근 2달 남짓 남은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미련에 또 한살 더 먹게 되어 육신의 연식의 나이테가 하나 다 긋게 되는 비유를 나이가 들수록 또렷하게 나타나는 기분이 든다


전번 워크샵 갔을때 모 강사가 일생을 긴 여행으로 본다면 출생이 시발역 이고 사망이 종착역 이라고 비교 한다고 하면서 삶의 속도를 세대별로 재미있게 묘사하는 부분이 언뜻 생각이 난다


갓난아이와 10대는 시속 10, 20키로로 0대~10대는 시골 농로를 자전거를 타고 두리번 두리번 살피며 삶을 살아가는 분위기고, 20대는 40키로, 30대는 60키로, 40대는 80키로 국도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듯 살아가는 기분이고, 50대는 100키로, 60대는 120키로 고속도로를 신나게 질주하며 가는 빠른 세월이고, 70대는 140키로, 80대는 160키로, 90대이상은 180키로 이상으로 KTX나 비행기를 탄 기분으로 화살같이 빨라 ‘밤사이 안녕’이라고 빠르게는 하루, 늦어도 사흘만 안 보여도 천국의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부고장이 올까바 조마조마 하고들 있다고 한다


하기야 누군가 “출생은 태어난 순서 대로지만 사망은 먼저 도착하는 선착순”이라고 하며 농로나 국도를 달리는 세대도 불치의 병이나 재해 및 돌연사로 가속이나 초 가속으로 추월하여 종착역에 미리 도착하는 안타까운 요절의 삶도 더러 본다


쉰을 넘어서는 나이를 먹을수록 숫자에 불과 하다고 본인이 느껴지며 또 주위에서 그렇게 보아 줄때가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생겨 가장 행복 하다고들 한다


“젊어 보인다” “늙어 보인다” 경계가 불 분명하고 분수령인 쉰을 넘기고 예순에 가까워 질 때나 갓 넘길 시기에는 남녀간에 공히 ‘할아버지’나 ‘할머니’나 ‘어르신네’ 호칭이 듣기 부담스럽고 노인네 취급하거나 경시하는 것 같아 무안하고 다시 한번 더 들을까바 조마조마 한다고 들 하여 괜히 신경 쓰이고 집에와서는 투정과 짜증까지 내어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옛날이면 예순에 환갑잔치를 하고 상노인 대접받는 것이 당연하고 깍뜻이 원로로 모시어 카리스마 행세로 가정이나 집안 마을에 대소사를 진두지휘하며 권위가 서며 엄하여 부러워 보였다


빠르게는 불혹나이인 40세만 넘어서면 남녀간에 세월은 누구나 하루 24시간,1년 12달 공평하게 가지고 쌓여서 숫자에 불과하다는 연식은 같다 해도 외모로 풍기는 신체적인 나이, 속이 차고 덜 차고 하는 정신적인 연령이 각각 다르다고들 한다


어떤이는 나이가 칠순을 바라보는데도 몸이 피등피등하고 젊은이가 부러울 정도로 낙천적이고 활기에 넘쳐 떠오르는 태양처럼 살아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구는 인생의 분수령이 되는 불혹 에 못 미치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허리가 꾸버정 하고 어깨가 축 늘어진 남들이 겉늙어 보인다며 세상을 삐닥하게 부정적으로보며 남을 매사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시름시름 넘어가는 지는 석양의 해처럼 살아가는 이도 있다


10 여년전 천주교 신자가 되기 위해 성당에서 성서 교리 교육 받을 때가 언뜻 생각이 난다


그때 필자의 나이가 불혹을 갓 넘을 때다 그 당시 교리를 가르치는 수녀님이 교리도중에 말씀하시기를 ‘곱게 늙어세요’라고 한다


교리 받는 예비 신자가 20여명 되는데 필자 년령 층은 그래도 젊은층에 속하여 필자는 해당 안 된다고 여기며 쉰 이상 된 분과 환갑을 넘긴 할머니, 할아버지 서 너 분을 물끄럼이 바라 보았다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요즘 ‘곱게 늙어세요’하는 수녀님 메시지가 종착역에 가까운 연로하고 노쇠한 분 보다는 교리 반에 근 4분의 3에 달하는 아직 살아가야할 인생의 굴곡의 삶이 많이 남아 있는 온갖 유혹과 욕망을 억제력을 길러주는 신앙의 로드맵으로 젊음과 힘이 넘치는 필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지칭함을 뒤 늦게 깨달아 진다


선한 생각, 착한마음, 배려하는 온정이 심신을 편하게 하여 얼굴에 나타난다고 한다 환하고 해맑은 얼굴만 보면 아름답게 살아가며 나이가 들어도 젊잖고 준수하며 곱게 심신에 풍기고 표시가 난다는 것이다


인간은 다들 감정의 동물이고 각박한 세속의 생존경쟁에 살아가자면 양심의 본마음과 행동의 일치를 추구하기에 여간 힘이 든다 인생에도 참되게 살아가는 공식과 법칙이 있기 마련이다


나름대로의 올바른 삶의 방도와 참 인생의 공식을 찾고 그러한 방식대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젊으나 늙으나 순진한 동심으로 돌아가서 하늘을 우러러 보아 부끄러움 한점 없이 살아갈려는 다짐과 각오로 마음을 추수려 실행에 옮겨간다면 곱게 사는 것이 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종 한 (상주시청 문화회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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