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대 한국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에 지관 스님(73)이 선출됐다. 이로써 지관스님은 명실상부 한국 불교계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 총 책임자가 된 것이다.
불교계에서 최연소 강사(27세), 최연소 주지(38세), 최초의 비구 대학총장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최고의 학승 지관 스님의 고향은 산새가 맑고 아름다운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678번지.
이곳에서 오늘날 불교계의 큰 스승이 태어난 것은 포항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청하면 주민들은 이 경사스런 일을 함께 축하하며 마을 곳곳에 축하 현수막을 내걸고 기뻐하고 있다. 지관스님을 기억하고 있는 고향 사람들은 스님의 고향집과 어린 시절 골목을 누비며 뛰어놀던 모습을 들려준다. 가난했지만 순수한 동심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추억하고 있다. 고향과 부모님의 사랑 이 두 가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지금의 지관스님이 있게 한 에너지원이었을 거라고 추억한다.
“해분 형님(지관 스님)은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유달리 머리가 비상하고 야무졌지요. 아버지 이규백(명치 26년 생)씨와 어머니 김순이(명치 29년 생)씨 사이에 4남3녀 중 6번째 자녀로 1932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에서 태어났는데 집이 가난해 읍내에 있는 보통학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인근 유계 1리내 월공동 이라는 자연부락에 있는 반곡 간이학교에 다녔는데 13살 쯤 되던해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가세가 기울어 1945년 집을 떠나 보경사로 향하게 되지요.”
지관 스님의 고향 후배인 이종하(69·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씨는 “형님(지관 스님)은 똑똑하고 좀 더 배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지관 스님과 7촌숙 관계가 된다는 이영우(71·포항시 북구 청하면 미남리)씨는 “고향에 경사가 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관 스님의 남동생인 이복희(71·법명 영호)씨는 몇년 전 영덕에 있는 대한불교 법화종 서남사 주지 스님으로 있다 최근에는 충남의 한 곳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
영호 스님은 “불가에서는 속세에서의 인연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관 스님은 부모, 형제도 모르고 수행, 경전에만 전심전력을 다한 훌륭한 분”이라고 했다.
이런 어린시절을 보냈던 지관 스님은 보경사에서 1년간 지내다 1947년 경남 합천 해인사로 가 성철 스님과 더불어 양대 율사로 불리던 자운 스님에게 수계를 받는다. 이어 동국역경원을 세워 팔만대장경 국역에 앞장선 운허 스님에게서 경을 배웠다. 1959년에 해인강원의 강사, 70년에 해인사 주지가 되어 불교계에서 최연소 강사(27세) 최연소 주지(38세) 기록을 세웠다.
이어 동국대 총장(1986~
90)을 지냈으며 1991년 가산불교연구원과 불교 원전전문학림인 삼학원을 세워 불교 연구자들을 키웠다 ‘한국불교소의경전 연구’, ‘교감역주’, ‘역대 고승비문연구’ 등을 통해 불교사료를 연구할 바탕을 만들었으며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 대사림’ 편찬에 힘썼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