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공사 구간에 통일신라시대 말에서 고려 초 시기의 최대 규모 가마터와 청동기시대 주거지 등 다양한 매장문화재가 출토돼 학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책사업현장에서 대형 매장문화재가 출토돼 사업 차질 및 유적훼손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영남문화재연구원은 3일 경주시 건천읍 방내리 현지에서 김성구 국립경주박물관장을 비롯 정징원 부산대 교수 등 문화재전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도위원회및 현장설명회를 열고 청동시시대 주거지, 통일신라시대 기와가마, 조선시대 구상유구 등이 확인되어 한 지역내에 시기를 달리하는 다양한 성격의 유구가 유존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통일신라말~고려시대 초의 기와가마는 경주 중심지를 비롯한 일원에서 정식 조사된 예로서는 최대규모로, 가마의 구조와 출토된 기와유물을 통해 조영집단의 성격과 유물의 수급관계를 밝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마의 조성시기로 추정되는 통일신라말~고려초(9~12C)에 해당하는 기와의 편년이 현재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가마 내부에 공반되어 출토된 기와들의 분석을 통해 이 시기 기와 편년연구에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마에서 출토된 기와는 다량의 암,수키와를 비롯하여 막새기와 3점이 출토되었고, 고판문양은 무문, 선문, 어골문, 복합문 등이 시문되어 있다.
출토량에 비해 문양종류는 다양하지 않은 편이고, 암키와와 수키와에 시문된 타날판의 크기는 장판타날판이 대부분이다.
수키와는 기왕의 한쪽지름이 다른 쪽보다 약간 크거나 작은 제형(梯形.사다리 형태)의 무단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와의 이면에는 포목흔적, 천을 이었던 흔적 그리고 점토판의 재단흔적이나 연접흔적 등이 남아있는데, 특히 실이나 철사줄로 자를 때 생기는 재단흔적(사절흔)도 확인됐다.
이러한 사절흔은 통일신라~고려시대 기와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분할도흔은 기와의 내측에서 와도 처리하였으며, 대부분 와도한 후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신라시대부터는 얕게 와도한 후, 완전히 건조하여 분리하는 방향으로 바뀌는데, 방내리 가마에서 보이는 분할도흔도 통일신라시대이후의 그것과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막새는 연화문 수막새 1점, 당초문 암막새 2점이 출토되었다. 수막새는 막새부분만 남아있고, 외측에 둥근 주연(周緣)이 있고, 주연에는 주문(珠文)이 있고, 내측에 연화문이 장식되어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에 제작된 수막새의 주연부는 무늬가 장식되지 않는 소문대(素文帶)가 위주였으나, 통일신라이후에 제작된 수막새의 주연부는 주문이나 꽃무늬가 새겨져 시기적인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한편 경부고속철도 경주 공사구간(건천읍 송선리~내남면 월산리)에는 현재 발굴조사 중인 현장 등이 10여개소나 돼 당초 경주통과 구간이 문화재 훼손을 줄이다는 관계기관의 방침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발굴관계자는 "일반 도로공사의 경우 공사 도중 매장문화재가 출토되면 설계변경을 해 구간 변형을 할 수 있지만 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대형국책사업이라 계획되로 시행할 수밖에 없지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