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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생활과 밀접한 대나무

손봉영 기자
등록일 2008-01-02 16:08 게재일 200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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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영 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장

대나무는 빠른 생장과 왕성한 번식, 끈질긴 생명력 등 신비한 힘을 가진 식물이다.

약 360년 전 고산 윤선도는 물, 바위, 소나무, 대나무, 달 등 5가지를 기린 오우가에서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어찌 그리 곧고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사계절에 늘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며 대나무를 찬양하였다.

학자에 따라 목질부의 부피생장이 일어나지 않는 점을 들어 풀로 구분하기도 하고 겨울에도 살아 있으므로 다소 특별하지만 나무로 취급하기도 하는 대나무는 절개와 강인함의 상징물이다.

휘어지지 않고 곧게 자라는 습성은 지조를, 한번 꺾어지면 다시 일어서지 않는 것은 절개를, 속이 텅 비어 있음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무소유를 뜻한다.

화본과 식물 중 가장 키가 크게 자라는데 땅속줄기인 지하경의 마디에 있는 곁눈이 지상으로 나와 50여일 정도면 성숙될 만큼 생장속도도 빠르다.

대나무는 일반 목본식물과는 달리 1차 생장에 의해서 높이와 부피생장이 완료되는데 이것은 대부분의 식물이 지니고 있는 유관속에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부름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나무는 그해 가을에 모두베어 사용해도 상관없으나 그렇게 하면 새로 나올 대나무에 양분이 공급되지 못하여 이듬해 나오는 죽순이 가늘어지므로 보통 3∼4년이 지났을 때 이용한다.

제2차 세계대전 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의 피해에도 유일하게 살아남고 베트남 전쟁 시 사용된 고엽제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싹을 터트릴 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대나무의 줄기나 잎에는 살균작용과 함께 식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대나무 숲 속에서는 동물이 죽더라도 잘 썩지 않으며 물고기를 잡을 때 고기 담는 그릇 바닥에 조릿대 잎을 깔아 두면 신선도 유지는 물론 비린내까지 없애준다.

동치미를 담근 후 대나무 잎을 띄워 놓으면 겨울이 지날 때까지 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대나무 잎은 스테미너 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죽순과 함께 식용으로 인정되어 죽엽청주, 죽엽차 등 다양한 먹을거리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조릿대는 방부효과와 함께 염증을 치료하고 산성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꾸어 주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릿대란 이름은 조리를 만드는데 쓰인 대나무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는데 산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가 작은 대나무를 뜻하며 산죽이라 부르기도 한다.

언뜻 보아서는 아무런 쓸모없이 보이는 조릿대지만 약이 되고 차가 만들어지는 등 쓸모가 많은 나무이다.

또한 야생동물에게는 은신처가 되며 열매나 잎은 먹이로 이용된다.

곰은 겨울잠에 대비하여 음식물을 끊기 전이나 겨울잠에서 깨어나 가장 먼저 먹는 음식물이 조릿대의 잎이라고 한다.

소나 말이 병들어 음식물을 먹지 못할 때도 조릿대의 잎을 먹이면 회복이 빠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식물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은 건실한 열매를 맺어 후손을 퍼트리기 위한 것인데 대나무는 좀처럼 꽃이 피지 않지만 꽃이 필 경우에는 나무가 갖고 있던 영양분을 모두 소모하여 말라 죽는 특이한 점이 있다.

굳은 절개를 상징하는 사군자의 하나로서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대나무는 식용이나 신약개발, 조경수로의 활용 등 이용의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흙을 지탱해 주는 힘이 강하여 자연을 지켜주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재배지역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므로 관심을 갖고 많이 심고 가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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