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7년에 설립된 지멘스(Siemens)는 운송시스템과 건축기술, 전기·전자산업, 헬스케어, 에너지 등 분야에서 지난해 724억 유로(약 110조 원)의 매출에 190개국에 40여만 명을 고용한 명실상부한 다국적 기업이다.
따라서 지멘스의 포항 투자 결정은 포항의 관련 경쟁력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박승호 포항시장 취임 1년 6개월 만에 12개 기업, 1조 원대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포항시가 첫 외국 자본, 특히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기업의 투자 유치 성사는 의미를 더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멘스가 경쟁 도시들을 제치고 포항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우선 지난 21일 크라우스 피터스 한국 지멘스 부사장은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포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포항은 포스텍의 생명공학연구소, 나노기술집적센터, 방사광가속기 등 R&D 인프라와 의료산업연구기반시설을 비롯한 첨단과학 도시의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한데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멘스는 2004년 경부KTX 일부 개통 이후, 수도권에서 2시간 이내 거리에 대구가 연결되고 2010년이면 신경주역사도 2시간 권에 연결되는 점을 주목했다.
이후 지난 2006년 경주에 공장투자를 결정했으며 인천공항과 철도를 통해 수출입 물류처리가 가능해지자, 1년 전부터 대구테크노파크, 경산의 경북테크노파크 등 2곳에도 의료생산 설비를 통합 구축함으로써 앞으로 국내에 3곳의 R&D 및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는 하지만 이후 포항테크노파크의 입지 여건이 아주 우수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포항의 첨단과학 인프라에다 2010년에는 인천국제공항∼서울역 간 공항민자열차(에어렉스)가 연결돼 인천공항과 3시간대에 안전한 철도시스템이 개통되는 점 등으로 포항시의 투자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
특히 지멘스는 포항시가 고도기술 수반 사업분야 유치를 목표에 두고 조성한 포항테크노파크 3벤처동의 청정 그린연구시설이 즉시 입주,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항시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흥해 산업기술융합지구에도 기업의 가치를 최대로 높이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멘스의 경우 한국과 미국법인이 공동 운영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아시아의 연구센터로 육성되며, 이후 초음파, 바이오 등 협력사와 전후방 연계된 지원 기업들이 속속 들어오게 된다.
바야흐로 포항은 철강산업위주에서 철강과 하이테크 고부가가치산업 위주로 산업구조 개편이 뒤따르게 된다.
지멘스는 포항테크노파크 3벤처동 4천293㎡ 규모의 부지에 생산시설을 설치하며 150명의 직원을 둘 계획이다. 1단계 2016년까지 모두 5천만 달러를 투자해 첨단의료기기인 의료용 초음파 탐촉자를 생산한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