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7’의 상징물인 경주타워에 대한 디자인 도용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엑스포 재단이 지난 2004년 7월 실시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타미 준(70 · 재일동포)이 설계한 ‘타워’ 디자인과 경주타워가 닮았기 때문.
당시 이타미 준의 작품 타워는 2위를 해 상금만 주어졌고, 서울의 (주)동남아태종합건축사사무소와 경주의 (주)길록건축사사무소의 공동 출품작이 당선작으로 선정돼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쳐 현재의 경주 타워로 형성화 됐다.
동남아태종합건축사사무소는 설계과정에서 자문위원들의 자문을 받아들여 수정을 하는 바람에 이타미 준이 설계한 타워와 비슷한 모습을 띠게 됐던 것.
이로 인해 당선작의 모습은 현재의 경주타워 및 엑스포문화센터와의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타미 준 건축연구소의 최진열 이사는 19일 “경주타워 준공 사진을 보고 2004년 7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실시한 공모전에서 본 연구소와 창조종합건축사무소가 공동으로 제출한 설계안을 도용한 것을 알게 됐다”며 “조직위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명확한 답변이 없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는 또 “공모전 당시 당선작에 대해서만 저작권이 조직위에 귀속되는 것으로 돼 있으므로, 우리가 낸 작품이 우수작으로 뽑혔지만 저작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가 도용을 주장하는 이유를 보면 두 작품은 ▲건물의 안쪽을 깎아 들어가는 음각기법 ▲신라 불탑의 형상화 ▲유리를 소재로 한 직사각형 타워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동일하기 때문.
반면 이타미 준의 작품은 일반적인 석탑을, 경주타워는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한 게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조직위는 “공모전 때 타워는 신라시대의 목.석탑류를 비롯한 문화유산을 이미지화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제시했고 경주타워 설계 때도 황룡사 탑을 주제로 한 마스터플랜을 설계사무소에 줬다”고 말했다. 경주타워를 설계한 동남아태건축사사무소 전재우 대표는 “상징건축물 설계 당시 황룡사 9층 목탑과 첨성대 등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음각이나 양각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디자인해 자문위원회를 거쳐 현재 경주타워로 정했다”면서 “우수작은 보지도 못했고 도용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조직위는 당선작을 낸 동남아태종합건축사사무소에 설계를 맡겨 2004년 12월 400여 억 원을 들여 높이 82m 규모로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화한의 ‘경주타워와 엑스포문화센터’를 착공해 올해 6월말 준공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