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에 내달 문여는 대형마트 주차장 출입구 생겨<bR>내리막 커브길에 인도조차 없어 어린이안전 큰 위협
내달 문을 열 예정인 포항농협의 신축 하나로마트 주차장 출입구가 장량초등학교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 위치하는 사실이 드러나 등하굣길 어린이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논란이 거세다.
특히 마트 출입구가 위치한 해당 도로는 심한 커브길에 내리막길로, 좁고 인도조차 없어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철저한 안전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장량초등학교 후문 옆 스쿨존 도로.
학교 후문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는 포항농협의 신축 마트 주차장 출입구 공사가 한창 마무리 중이었다. 하지만 공사장 바로 옆으로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도롯가를 아슬아슬하게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평소 이 길은 건너편 두산위브 등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린이가 많이 지나다니는 구간으로 학원 차량과 승용차 등이 엉켜 늘 복잡하다.
학교 담장 측 도로 한쪽에는 주정차 차량이 진을 이루고 반대편은 차들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아 성인조차 이를 피해 걸어가기 버거운 느낌을 준다.
이처럼 복잡한 도로 사정에도 `스쿨존`이란 말이 무색하게 인도 등 안전장치는 전혀 없으며, 통학하는 어린이들은 차들을 비집고 다니며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또 하나로마트가 곧 정식으로 영업하게 되면 차 통행량이 늘어나고 하교 시간과 마트 이용객이 가장 많은 시간이 겹쳐 더욱 위험할 것으로 예상되자 학부모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학부모 김모(38·주부)씨는 “마트가 문을 열면 언제든 사고가 날 위험이 도사릴 테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라며 “주차장 출입구 위치를 옮기거나 대책을 세우고 해당 구간은 인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포항농협 측에서는 주차장 출입구 폐쇄나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추후 학부모들과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포항농협 관계자는 “길가에 대기 중인 통학차량이 마트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통학시간에는 안전요원을 매일 배치하는 등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라며 “마트 건축허가를 낼 때 포항시와 경찰 측에서 마트 출입구가 한 곳이면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며 출입구를 더 만들라는 보완명령이 있어 부지를 추가로 샀고, 다른 방향은 도저히 낼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은 사실상 한계가 있는데다 인도나 안전펜스 등이 없는 도로에서는 임시방편에 불과해 안전시설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과 농협의 갈등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정작 포항시는 예산을 이유로 대책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7일 포항시 관계자는 “스쿨존 개선사업과 관련된 올해 예산이 부족한데다 그마저도 이미 소진돼 현재 어떠한 방도도 낼 수가 없다”며 “내년에 이곳을 예산 계획에 포함해 인도를 설치하고 스쿨존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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