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포항 골프장부지 줄테니 특급호텔만 지어 주세요”

이준택기자
등록일 2011-08-22 20:56 게재일 2011-08-22 1면
스크랩버튼

호텔은 도시기능 좌우하는 필수 기반시설

특혜 오해 무릅써서라도 유치에 전력투구

큰 도시에서 호텔은 단순한 숙박업소가 아니다. 도시를 돌아가게 하고 도시의 혈액이 돌게하는 도시의 기반시설이다. 그게 있어야 그 도시로 사람이 오갈 수 있다. 호텔이 서야 도시에 걸맞는 큰 행사가 열릴 수 있다. 좋은 호텔이 없는 도시는 제대로 성장하기 힘들다. 호텔은 도시 발전에 필수적인 시설이다.

1990년대 후반 대구가 그런 고민에 탈출구를 만들지 못해 몸부림쳤었다. 지금은 대구·경북 두 번째 도시인 포항이 그 문제에 맞닥뜨려 있다. 갖가지 노력을 기울여도 특급호텔 유치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포항시청의 특급호텔 건립 계획은 박승호 포항시장 취임 초기부터 추진됐지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진척이 안되고 있다. ㈜트러스트에셋매니지먼트(대표 장경옥)가 2007년부터 추진해 온 포항 두호동 복합상가호텔 경우, 건축허가는 지난 4월13일 났지만 여전히 자금사정 등으로 착공은 하지 못하고 있다. 두호동 314의18 일대 1만3천146㎡ 땅에 지하5층 지상 31층 연면적 14만5천341㎡ 크기로 지어 객실 196개, 오피스텔 656개 등 852개 시설과 쇼핑센터 등 판매시설, 문화·집회시설 등을 갖추도록 구상돼 있다.

달봉씨오엔이 2006년부터 건설을 추진해온 또다른 특급호텔인 송도동 디비팰리스호텔 역시 아직까지 착공하지 못한 채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북도청의 사전승인 당시 지적된 지하수위 변화 및 해안침식 방지대책 보완을 완료해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송도동 254의311 일대 3천700여㎡에 지하 7층 지상 36층 연면적 6만7천여㎡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이렇게 진척이 힘들자 포항시청은 최근 대형자본을 바탕으로 한 특급호텔을 유치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 중이다. 국내에 영업 중인 해외자본의 한 대형호텔을 포항에도 유치키로 하고, 호텔측이 요구하는 별도의 지원책(골프장)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에 잘 알려져 있는 호텔측은 호텔 운영 적자 보완 방안으로 18~27홀 규모의 골프장 부지 확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에서 벌어 호텔 운영에 보태겠다는 뜻이라 했다.

호텔 희망 입지는 해맞이공원 인근 환호동 지구 등 한두 곳이다. 희망 골프장 부지는 시 소유 공유지를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호텔측과 몇차례 답사를 거쳐 최근 남구 어느 지구를 입지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야기에 대해 시청 관계자도 사실상 내용을 그대로 인정했다. “고급 대형호텔 유치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도시 한계상 호텔 운영이 쉽잖을 수 있어 보완책으로 골프장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문을 들은 포항 경제계는 어떤 형태로든 고급호텔 건립이 이번엔 이뤄졌으면 하고 기대했다.

골프장 건설을 지원하는 것도 결국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되는 일인 만큼, 컨벤션센터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온 상공계의 고민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 정도 못 도울 게 뭐 있느냐는 것이다.

한 경제인은 “포항의 특급호텔 건립은 지역민의 오랜 숙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호텔 유치를 위해 포항시청이 지원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