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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주, 두루두루 넓은 꿈

등록일 2025-01-08 19:02 게재일 2025-01-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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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 作
박계현 作

나는 불후(不朽)를 생각하지 않았다

풀잎 끝 이슬이 곧 햇살에 추락해도

맑고 고운 뜻은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세상의 거친 바람과 빗속에서도

사람의 길을 지키고자 했다

약발 다한 왕조의 귀퉁이에서

버리면 산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징검다리가 되어

나 하나의 희생으로 명분이라도 생긴다면

참 즐거운 일,

운제산 기상이 훗날까지 이어지고

형산강 물길이 동해에 퍼지듯

사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구나

혹은 그럴 수도 있구나 반추하면서

나, 몽주,

꿈을 두루두루 펼쳐 세상이 아름답기를,

그 누구도 불후를 꿈꿀 수 없다

그래서 불후가 된다.

몽주 어른을 생각하면 아득하기만 하다. 정치는 잡놈들이 하는 짓이다. 그런데 몽주를 영천에서도 팔고 용인에서도 판다. 세상살이가 그런 것이니 생각하면, 더욱 아득하다. 두루두루 넓은 꿈을 펼치기에는 세상은 협소한 비탈길이다. 버티고 살아야 한다. /이우근

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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