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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적합도 39.7% ‘우세’… 이승환 26.2%·한영태 13.4%

박형남 기자 ·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4-02-01 20:28 게재일 2024-0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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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미리보는 판세 - 경주 여론조사<br/>국힘 65.4%·민주 15.1% 지지… 尹대통령 국정운영 62.8% 긍정적<br/>與후보 동문 대결에 3선 도전 김석기, 이승환과 13.5%p차로 선두<br/>국힘 부동층 17.8%로 변수… 민주 한영태 단독출마 세력 확장 총력

경주는 대구·경북(TK) 지역 가운데 총선 분위기가 가장 먼저 달아오른 곳이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위한 예비후보들이 지난해 초부터 사무실을 차리고 조직 구축에 나서는 등 인지도를 올리는 데 주력해 왔다. 이는 경주의 독특한 지역 정서와도 연관이 있다. 경주는 1995년 15대 총선이후 30년 간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총선도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높다.

그러나 보수 성향 후보라도 민심에 이반되면 가차 없이 표로 심판한다. 18대 당시 김일윤·정수성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당시 정권 실세였던 정종복 전 의원은 여당 공천을 받고도 이들과 겨뤄 2차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에 앞서 1994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이상두 후보가 민자당 임진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적도 있다.


경주는 단일선거구다 보니 정치권의 각종 얘기가 금새 퍼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권력 실세들의 움직임도 실시간 공유되곤 한다. 경주 선거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런 흐름을 잘 숙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선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는 점도 독특하다. 역대 연속 3선은 한 차례도 허락하지 않았다. 김일윤 전 의원이 4선(13·15·16·18대)을 했지만 건너뛰기 4선을 했고, 정수성 전 의원은 재선(18·19대)에 그쳤다. 이 때문에 김석기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3선의 저주’를 극복하고 3연임에 성공할 지가 관심사다.


22대 경주 총선이 수봉교육재단 출신 간 결투로 치러지는 점은 흥미롭다. 수봉교육재단은 경주의 명문학교인 경주 중·고를 운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주중·경주고하면 공립학교로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실제로는 사립학교다. 때문에 중·고 동창회를 같이 하기도 한다.

이번에 출마하는 김석기 의원은 경주중을 나와 대구 대륜고를 졸업했지만 이승환 수원대 특임교수, 박진철 법정책 연구소 대표는 경주중·고를 졸업했다. 사실상 여권 후보 세 명이 모두 동문인 셈이다. 민주당 예비후보인 한영태 전 경주시의원도 경주고를 나와 동문 간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유력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던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은 출마를 접었다. 재선 도의원을 역임한 그는 지난 총선 및 시장 선거에 나서 상당한 지지율로 공천자 내정단계까지 갔다가 막판 고배를 마셨다. 여론조사에선 15% 내외의 지지율을 보여 언제든 출마가 가능하지만 이번 국회의원 선거까지 출마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총선 출마를 접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석기 1위 속 이승환 상승세 뚜렷

21대 국민의힘 경주 공천 과정에서 공천자가 여러 차례 바뀐 적이 있다. 그로 인해 지역 민심이 흉흉했었지만 공천은 김 의원이 꿰찼다. 재선 당선 후 김 의원은 비교적 지역구 관리를 잘한 것으로 이번에 조사됐다.


경북매일신문·포항MBC가 공동으로 실시한 경주 차기 국회의원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39.7%의 지지를 받아 이 특임교수를 13.5%p 차로 일단 여유롭게 따돌렸다. 이 특임교수는 26.2%를 기록했다. 민주당 한 전 시의원은 13.4%, 박 대표는 7.7%였다.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지지후보가 ‘없다(6.8%)·잘 모르겠다(2.1%)’는 8.9%로 다른 지역보다는 낮았다.


민주당 한 전 시의원을 뺀 국민의힘 후보만을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도 김 의원은 42.1%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이 특임교수 26.9%, 박 대표 8.8%로 나타났다. ‘지지후보가 없음’은 14.7%이었고, ‘잘 모르겠다’는 3.1%였다. 국민의힘 후보로 한 부동층이 17.8%나 차지해 이들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김 의원이 경쟁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면서 현재 국민의힘 공천에 한발 앞서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특히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후임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돼 당내 입지도 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 기준으로 보면 이 특임교수와 박 대표의 지지율을 합치면 35.7%이고, 부동층도 17.8%나 된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양자대결이 이뤄질 경우 3위 표와 부동층 향배에 따라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경북매일신문이 지난해 6월 24∼25일 양일간에 걸쳐 국민의힘 후보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김 의원(38.6%→42.1%)의 지지도 상승은 3.5%p에 그쳐, 사실상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다.


김 의원의 의정활동 역시 긍정평가(54.7%, 매우 잘하고 있다 26%, 잘하는 편이다 28.7%)가 부정평가(36.4%, 잘못하는 편이다 16.6%, 매우 잘못하는 편이다 19.8%)보다 앞섰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62.8%)과 국민의힘 지지도(65.4%)보다는 낮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내부에 개인 지지도가 정당 지지율보다 낮을 경우 다른 후보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는 점은 김 의원에겐 부담이다.


이런 변수로 인해 김 의원의 경쟁자인 이 특임교수, 박 대표는 국민의힘 공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정치신인으로 첫 출마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에서 2위에 오른 이 특임교수의 지지율 상승세가 눈에 띈다.


경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해 일명 경주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이 특임교수는 경북매일신문이 지난해 6월 실시한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1.9%를 기록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차기 국회의원 적합도 26.2%,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26.9%를 기록하며 김 의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기 국회의원 적합도 조사 분석결과, 이 특임교수는 20대(이승환 25.9% 김석기 24.2%)와 30대(이승환 23.6%, 김석기 22.7%) 연령층에서,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에선 30대(이승환 28.3%, 김석기 25.7%) 연령층에서 김 의원보다 살짝 앞섰다.


나아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내세운 기준에 따르면 이 특임교수는 가산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 59세 이하 나이 제한에 걸려 신인 가산점을 받지 못하지만 국가유공자로 최대 5%의 가산점을 적용받는다. ROTC 21기 임관 후 대간첩·대테러 등의 국가안보 최전선에서 32년간 복무한 이력이 있고, 소령 때 간첩을 검거하는 등 공로를 세워 보국훈장을 수훈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경제발전정책 연구소를 기반으로 지역 현안을 챙기며 시민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등 부동층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20대 총선에 정치 신인으로 출마했다가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던 박 대표는 설욕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차기 경주 국회의원 적합도 조사 7.7%,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8.8%를 기록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경북매일신문이 지난해 실시한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와 비교해보면 그는 그동안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3.2%p 상승에 그쳤다.


특히 이번 출마 후보자 중에서 가장 어린 만 50세로서, 50대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못 미친 6.3%(국민의힘 후보 지지도)의 지지율 기록, 분전이 요구된다.


다만 지역민들을 위한 법률 지원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법정책연구소를 열어 경주의 발전과 미래를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 등 젊은 일꾼을 앞세우며 지역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경주지역 각종 행사는 물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대전 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친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한때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던 신평 변호사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가 어떻게 돕고 나설지도 지역의 관심사다.

 

◇3위 기록한 한영태… 당세 확장 총력

제8대 경주시의원을 지낸 민주당 한 전 시의원도 지지층을 기반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차기 국회의원 지지도 조사에서 13.4%를 기록하며 3위에 오른 한 전 시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주시장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경주시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내세우며 당세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경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출향 인사가 일선에서 은퇴하고 고향 발전을 명분으로 선출직에 나와 당선되는 경우는 필요하지 않다”고 비판하며 경주시 발전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자유통일당에서는 정수경 예비후보가 등록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경주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이며 경주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다.


조사개요 = 이번 조사는 경북매일신문과 포항MBC가 공동으로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일 경주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다. 응답률은 7%다.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표본 2만880명 (SKT : 6천7291명, KT : 1만2천497명, LGU+ : 2천92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남·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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