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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 분류식화’

등록일 2023-07-03 18:23 게재일 2023-07-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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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

지난 2022년 8월에는 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었으며, 총 328세대 44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침수로 반지하에 갇힌 일가족 3명 전원이 사망하였다. 서초구 서초동의 맨홀에 50대 전후의 남매가 빠져 모두 숨진 채로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졌다. 9월에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냉천이 범람해 옆 아파트를 덮쳐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 9명이 고립되어 7명이 사망했으며, 포항제철은 창사 54년 만에 처음으로 쇳물 생산 중단으로 2조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

2023년 6월 23일 현재 기상청의 3개월(7~9월) 장기 전망자료를 보면 강수량은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20% 이하이고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30~40%로 올해도 예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예보하고 있다. 특히 8월에는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 때문에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다고 예보했다. 올해도 작년의 집중호우가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는 도시화 지역이 비도시화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화 지역에 집중호우로 인해 높아지는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많은 전문가들은 하수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수는 사람의 생활이나 경제활동으로 인하여 오염된 물(오수)과 하수도로 유입되는 빗물(우수)·지하수를 말한다. 그리고 하수도는 하수와 분뇨를 유출 또는 처리하기 위하여 설치되는 하수관로와 하수처리시설 및 하수저류시설 등의 총체를 말한다. 하수도는 평상시에는 하수를 수집하여 하수처리장으로 이송하여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정화한다. 집중호우 시에는 급격히 늘어난 빗물로 인한 침수피해를 예방하는 기능을 추가로 담당한다.

하수도의 하수관로는 ‘합류식’과 ‘분류식’으로 나뉘는데, ‘합류식’은 오수와 하수도로 유입되는 빗물·지하수가 함께 흐르도록 하며, ‘분류식’은 이들이 각각 구분되어 흐르도록 한다. 하수처리시설에서 오수만 처리할 수 있어 처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고, 강우 때 급격히 증가하는 빗물을 대용량 저류시설과 연계하여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신설지역에는 대부분 ‘분류식’으로 설치된다. 2020년 12월 기준 ‘하수도통계(환경부)’를 보면, 전국의 ‘분류식화율’은 74.2%인데, 대구시는 43.9%로 서울시(11.9%) 다음으로 낮다. 세종시와 울산시가 각각 94.5%와 100%인 것에 비하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포항시의 ‘분류식화율’은 51.5%로 전국 대비 매우 낮았는데. 작년 태풍 힌남노의 집중호우로 일부 지역이 일시에 물에 잠긴 것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작년 12월 환경부는 침수 피해와 수질 악화 우려가 큰 지역에 지정하는 ‘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으로 포항지역을 대거 포함하여 ‘분류식 하수관로’와 저류시설을 설치할 것이다. 올해 집중호우는 어디로 올지 모르니 대구와 경북 취약지역 ‘하수도 분류식화’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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