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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세계

등록일 2022-02-27 18:03 게재일 2022-0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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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자의 고기는 강한 자의 먹이”라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자연의 생존법칙을 일깨우는 말이다.

“우수한 자는 이기고 미흡한 자는 패한다”는 우승열패(優勝劣敗)와 “성공하면 왕이 되고 실패하면 도적이 된다”는 성왕패구(成王敗寇)라는 말과 비슷하다. 강한 자가 끝까지 남는 것은 일종의 자연 섭리다.

다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인지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약한 자가 살아남아 강한 자를 무너뜨리는 일을 자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본래 의미도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아니고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강해서 살아남은 것인지 살아남아서 강한 것인지 어느 것인지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 강한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한다는 데 별반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 존망 위기에 몰린 우크라이나 사태가 곧 약육강식의 국제 질서다. 날아 간 이해가 얽히면 어떤 논리나 순리보다 자국의 힘이 우선 작용한다. 국가적 이익에 물러설 나라가 없다는 뜻이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우크라이나는 서구 열강과 러시아의 신냉전 분위기 속에 어느 날 갑자기 제물로 남을 운명에 처해 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피난길로 나선 국민들은 일찍이 부국강병하지 못한 자신들의 모습을 자책하고 있을지 모른다.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이 앞에 버티고 있고 언제나 힘으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는 한 한반도 안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먼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평화 타령보다는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지는 반면교사의 정신을 가져야 할 때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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