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당 반대해 마찰 예상… 대구시당도 일부 인사 ‘불허’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지난해 총선 당시 공천에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했던 일부 인사들에게 복당 불허 입장을 전달하면서 국민의힘 중앙당의 범야권 대통합 기조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중앙당 방침에 지역당협위원장이 반기를 든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당은 과거 10년간 2회 이상 탈당 후 타 당이나 무소속 출마자를 배제하던 원칙에 대해 ‘당시 정치적 사유로 인한 탈당과 무소속 출마의 경우 횟수에 산입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해 심사하라’며 문호를 개방한 바 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지난 17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 회의를 걸쳐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박승호 전 포항시장과 권택기 전 의원 등을 비롯한 기초·광역의원 11명에 대한 복당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 전 시장과 권 전 의원 등에 대한 복당 불허는 지역당협위원장들의 반발이 거셌던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복당 불허 증빙자료를 첨부해 당원자격심사위원들에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던 김장주·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이한성·성윤환 전 의원 등에 대한 복당은 허용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이만희(영천·청도) 경북도당위원장은 “중앙당에서 대선을 앞두고 통합이라는 명분하에 문호 개방에 나선 만큼, 중앙당 입장도 존중한다. 그러나 지역당협위원장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심사위원들과 복당 이후 등 여러가지 상황을 신중하고 심도깊게 논의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도당차원에서는 복당이 불허됐지만 중앙당에서 소명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구시당도 지난 16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정태옥·곽대훈 전 의원을 비롯해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이동희 전 대구시의회 의장 등의 복당을 허용했다. 반면, 서중현 전 서구청장과 김화덕 전 달서구의원 등은 잦은 탈당과 재판 계류 등을 이유로 복당을 불허했다.

이번 시도당에서 복당이 불허된 인사들은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당협위원장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복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대통합을 위해 문호개방을 주장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 복당이 무기한 연기된 무소속 송언석(김천) 의원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영태·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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