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혜
영화 ‘불어라 검풍아’서 첫 주연
영화 모든 액션신 대역없이 소화
“멋진 액션·연기로 관객 만나고파”

배우 안지혜. /화인컷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님, 저 주인공 할 수 있어요. 저만큼 액션되는 배우가 없어요. 차세대 액션 스타 ‘차연희’ 기억해주세요.” 노란 후드티를 입고 긴 검을 휘두르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영화 ‘불어라 검풍아’에서 현실과 다른 시간과 공간에 떨어진 액션배우 지망생 ‘연희’를 연기한 안지혜는 대역 없이 영화의 모든 액션신을 소화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한 카페에서 만난 안지혜는 영화 속 자신을 캐스팅해달라고 영화 감독에게 프로필을 돌리던 연희와 많이 닮아있었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의 주연 배우라는 부담감을 내려놓지 못한 듯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작품과 연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애정과 열의로 눈이 반짝였다.

2013년 JTBC 드라마 ‘맏이’로 데뷔한 안지혜가 장편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터 한가운데에 당당하게 자리 잡기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조연으로 꾸준히 얼굴을 내비쳤다.

안지혜는 이런 면에서 영화 속 연희와 자신이 많이 닮았다고 했다.

“저에게 연희는 공감이 많이 가는 캐릭터예요. 연희처럼 오디션에서 정말 많이 떨어졌어요. 속상하고 아팠죠. 선택받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상이 됐는데, 결과가 바라는 대로 나오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또 오뚝이 같거든요. 쓰러져도 곧 다시 일어나서 더 노력하는 거죠.”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2015∼2016)에 출연하게 된 것도 이런 기질을 발휘해서다. 안지혜는 ‘쓰리 데이즈’(2014)로 인연이 닿았던 신경수 감독이 사극 액션을 찍는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액션 스쿨에 가서 검술 연습을 했다고 했다. 캐스팅이 안 될 수도 있었겠지만, 액션 연기를 몸에 익히고 나서 신 감독에게 “준비됐다”며 연락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영화 ‘불어라 검풍아’ 속 안지혜.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영화 ‘불어라 검풍아’ 속 안지혜.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안지혜는 “저는 정말 노력파다”라며 “100만큼 연습하면 70∼80 정도가 결과로 나오는데, 100을 채우려고 계속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불어라 검풍아’란 작품이 찾아왔다. 조바른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안지혜를 고려해두고 만든 영화라고 했다. 사실 안지혜는 초등학교 때부터 체조를 했고, 체대를 졸업했다. 기계체조, 아크로바틱, 검술, 승마 등 특기부터 남다르다. 액션배우로서 밑바탕을 갖춘 셈이다.

“제 특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 너무 감사했죠. 체력적으로 어렵다기보다는 다른 배우들과 합을 잘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잘못하면 다칠 수도있으니까요. 촬영 중간에 동작이 틀릴 때도 있었는데 몸이 기억하는지 다음 동작이 이어지더라고요. 그때 ‘연습이 중요하구나’라는 걸 느꼈죠.”

영화는 검술 실력으로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 평행세계에 떨어진 연희가 마을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갖춘 ‘귀검’ 행세를 하게 되는 이야기다.

사극, 액션, 판타지가 B급 감성으로 버무려진 독특한 매력의 영화다.

안지혜는 “영화에 여성액션, 권선징악, 해피엔딩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다들어있다”며 “연희가 주인공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인데, 저 역시 영화를 찍으면서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로서 야심 찬 포부도 밝혔다.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도 도전해보고, 특기를 살려 액션배우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고 싶다고 했다. 할리우드 여성 히어로물인 ‘원더우먼’, ‘블랙 위도우’와 같은 작품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사실 처음 연기를 시작하고서는 저랑 안 맞는 것 같아 몇 개월 쉬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때 제가 연기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됐죠. 제 안에 숨겨져 있던 모습들이 조금씩 나오는 게 재밌고 신기해요. 앞으로 더 멋진 액션,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