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접종 시작
정해진 날짜에 맞춰
접종센터•의료기관 방문
소매 길거나 꽉 끼는 옷
벗고 맞는게 좋아
주사 맞은 후 15분간은
접종기관에 머무르며
이상반응 확인해야
항체 만들어지기까지
2주 가량 소요되기에
예방수칙 잘 지켜야

오는 26일 오전 9시부터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백신을 가장 먼저 맞게 되는 대상자는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 등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전국에 총 28만9천271명이다. 1차 접종에 필요한 물량은 25일부터 전국의 보건소, 요양병원으로 각각 운송된다. 울릉도(26일 예상)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건소에는 25일 백신 물량이 배송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물량을 공급받으면 가급적 5일 이내에 1차 접종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2차 접종 역시 대상자 선정, 일정 조율, 물량 공급 등 비슷한 절차를 거쳐 8주 후에 진행된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은 27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 중증 환자 치료 병상,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일하는 의료인 등 5만5천여 명에게 투여된다. 방대본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방문 접종을 하기로 한 의사가 소속된 의료기관은 위탁 의료기관과 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접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2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안내 등에 따르면 기존의 다른 예방 접종과 비슷하면서도 신경 쓸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은 크게 대기, 접종, 접종 후 관찰 등 3단계로 이뤄진다. 방문 접종 대상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예방접종센터나 의료기관을 찾아가면 된다.

접종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체온 측정 후 의료진 안내에 따라 예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주사는 어깨에서 팔꿈치까지의 부분을 뜻하는 상완 부위에 맞게 된다. 보통은 상완의 삼각근에 주사를 놓지만, 만약 근육량이 적거나 접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벅지에 접종할 수도 있다. 접종 부위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소매가 너무 길거나 꽉 끼는 옷은 벗는 게 좋다. 주사를 맞은 뒤 곧바로 일어서지 말고 1분 정도 앉아있다가 최소 15분 정도 접종 기관에 머무르며 이상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추진단은 “약물이나 음식, 주사 접종 등으로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적이 있다면 반드시 30분간 상태를 확인하면서 이상 여부를 관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는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뜻한다. 예방접종 후에는 극히 드물게 발생하지만,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어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각 접종 기관에서는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접종자 혹은 보호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면 의료진과 환자 또는 보호자 모두 신고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바로 면역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항체가 완전히 만들어지기까지 약 2주가량 소요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과 같은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그간의 임상시험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 중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 바 있다. 보통 1∼2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도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특별한 금기사항이 없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만성질환자나 혈액응고장애·항응고제 복용자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임신부는 아직 예방접종 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자료가 없어 추가적인 임상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백신 접종대상에서 제외됐다.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고 조산 위험 역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도 현재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임상 결과에 따라 추가될 수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 시작에 앞서 ‘예방접종등록’ 기능을 25일부터 열 계획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접종을 받는 대상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접종 방법, 백신 정보 등을 등록해서 접종률, 수급량 등 정보를 관리하고 안내하는 것도 가능하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본인의 동의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새해 들어 주춤해지는 듯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설 연휴를 지나며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센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이미 접종을 시작한 나라에서도 집단면역을 갖추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본부장은 “아직 의무 접종을 적용한 대상은 없다”며 “만약 접종을 거부한 뒤 확진됐다고 하더라도 추가 전파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할 계획은 현재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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