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죄송하다. 안전한 현장을 만들겠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최정우(오른쪽) 포스코 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와 관련, 산업재해 청문회를 사상 처음으로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등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 초반, 여야 의원들은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다. 염좌상 진단서를 내라고 한 사람은 증인의 친구라기보다는 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도 “멀쩡한데 진단서 2주 나온 거 낯뜨겁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포스코의 산재 사망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포스코는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총 19명이 산재 사고로 사망했지만, 사측에선 이중 산재 사망자로 8명만 인정하고 있다”며 “19명 중에서 14명은 하청 근로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 안전한 현장을 만들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또 “회사에선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여러 시설 투자 등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노후시설과 관리감독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무소속 박덕흠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산재 신청 건수를 보면 총 653건으로 2016년 대비 2.2배나 늘었다”며 “한 해에만 중대재해 사고로 5차례 특별관리감독이 진행되기도 했는데, 이런 부분을 보면 산재 사고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산재 사고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항변했던 한성희 대표는 “불안전한 작업이 안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 표준을 바꾸고, 비정형화돼 있는 작업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가 하면, 경북 칠곡 물류센터 근무 후 숨진 고(故) 장덕준 씨와 관련,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를 향한 질의도 나왔다. 네이든 대표는 동시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인의 부모님께서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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