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무 산

나는 독도인이다

고립무원과

절대고독과

존재의 벼랑 끝

비주류와

하류계급과

아웃싸이더와

소주자이며

변방의 유목민인 나

나는 독도인이다

누구는 나를 민족에 가두려 하고

누구는 나를 국가에 가두려 하고

누구는 또 나를 제국에 가두려 하나

(….)

나는 높고 위대한 이름으로부터

절해의 고도를 향해 탈주하련다

모든 수탈과 침략으로부터 고립무원을 향해

오직 푸르름으로 나를 절연하련다

시인이 말하는 독도인은 현실적 제약이나 어떤 권력이나 욕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변방에 머무는 자를 일컫는다. 백무산 시인은 진정한 우리 시대의 독도인이 아닐까. 그가 추구해온 인간 - 노동 - 생명, 생태의 연대는 그를 참다운 독도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어떤 치욕과 분노와 욕망이 덮쳐오더라도 단호히 거부하는 시인의 시대정신, 시인정신이 깊게 새겨진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