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노후화로 위험한 상태”
거액 예산 들여 신축공사 추진
교직원 “현 학교재정상태 열악”
본교서 반대 서명·집회로 항의

16일 오후 선린대학교 본관 앞에서 교수 및 직원들이 도서관 신축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포항 선린대학교가 대학도서관 건립을 놓고 교직원들간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이 대학 이사회가 노후화된 도서관을 새로 짓겠다고 결정하면서부터다. 대학 구성원들은 “경영진의 판단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반대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선린대는 지난 2일 대학 홈페이지에 도서관 신축 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대학 내 부지 2천571.61㎡에 지상 4층의 도서관을 신축한다는 것. 3월 중 계약을 체결해 올해 말 준공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50∼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교수들이 가장 먼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선린대학교 교수친목회(회장 신정섭)는 전 교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우리 대학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적절하지 못한 공사 진행”이라며 “추진 중인 도서관 건립을 제고해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이모 행정부총장 사건과 관련해 앞으로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등에서 수혜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큰데, 허리띠를 졸라매도 부족할 상황에 오히려 수십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는 게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영문 선린대 총장이 직접 사태 진화에 나섰다. 김 총장 역시 지난 6일 ‘도서관 건축 등에 대한 대학의 입장문’을 교직원들에게 메일로 보내면서 “현 도서관은 포항지진으로 인해 소장 도서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는 위험한 상태”라며 “대학은 2019년부터 대학혁신사업으로 스마트강의실 구축과 실습실 리모델링, 책걸상 교체 등을 시행했고, 또 추가로 시행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말미에는 “음해 및 선동 등으로 학교 분위기를 저해시키는 제반 행위에 대해 규정과 원칙에 따라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적었다.

도서관 건립 반대를 주도하는 교수친목회는 지난 8일 대학 본관 앞에서 서명운동을 실시, 교직원의 75%에 해당하는 인원이 건립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16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대학 본관 앞에서 도서관 건립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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