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1명 검사 판에… 인파 북적 포항 관광지 방역 ‘구멍’
가구당 1명 검사 판에… 인파 북적 포항 관광지 방역 ‘구멍’
  • 김민정기자
  • 등록일 2021.01.31 20:21
  • 게재일 2021.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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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구룡포 등 해안가 주변 카페·식당으로 사람 몰려
매장 내 거리두기는 ‘뒷전’ 마스크 착용 않은 손님도 ‘수두룩’
관광지 실태에 분노한 시민들 “행정명령 동참 무색” 비난
포항시 송라면 화진해수욕장 인근 한 커피숍이 손님들로 가득차 있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방역수칙이 지켜지 않아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지난 주말동안 포항 해안가에 자리 잡은 유명 카페나 식당에 인파가 몰리면서 시민들의 전수조사 행정명령 동참 노력이 무색하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포항시가 무증상 감염자 속출에 행정력을 집중한 틈을 타 다중이용시설의 거리두기에 방역망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오후 1시께 포항시 북구 송라면의 한 카페. 화진해수욕장 전경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세를 탄 이 매장은 코로나 시국이 다른 나라 얘긴 듯 손님들로 북적였다. 카페 영업 시 테이블을 한 칸씩 띄어 매장 전체 좌석의 50%만 활용해야 한다는 거리두기 방침과는 달리 오전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연 이곳은 오후까지도 전 좌석을 운영 중이었다. 창가를 따라 조밀하게 배치된 테이블을 중심으로 손님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는 매장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이용객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매장을 돌아다니는 데도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았다. 방역수칙 준수를 권고해야 할 업주는 오로지 고객 응대하기에 바빴다.

한 손님은 “포항시민 전 세대주가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는데 사람들이 마치 남의 일인 것마냥 한 건물에 여럿이 모여 최소한의 방역 지침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에 아연실색했다”며 음료를 포장해 카페를 빠져나갔다.

주변의 다른 매장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흥해읍 해안로에 있는 카페를 찾은 관광객 임모(33·경남 창원)씨는 “테이블 간격이 좁아 보여 종업원에게 거리를 띄워달라고 요구했더니 손님이 많아 어쩔 수 없다며 괜히 핀잔만 들었다”며 “바다 보러 포항을 찾는 외지인이 하루에 수천 명에 달할 텐데 방역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날, 가구당 1인 이상 진단검사 의무화가 시행되고 맞은 첫 주말을 맞아 포항시청 앞 등 검사 진료소에는 평일에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 등이 이른 시간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최소 30∼40분간 줄을 서 있으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앞사람과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순서를 기다렸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핫팩까지 쥐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행정명령 5일째인 지난달 30일까지 검사 대상자 18만 세대 중 13만1천576명이 검사를 받았다. 하루 평균 3만명 정도가 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추세라면 2월 2일 행정명령이 종료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앞서 시는 26일 0시를 기해 남구 구룡포읍과 오천읍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 중 주민등록상 가족 1명 이상이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행정명령했다.

한편에선 이번 전수검사 대상에 구룡포가 제외돼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말새 지역 해안가를 중심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포항시의 거리두기 방역 안전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포항시민 강모(58·북구 득량동)씨는 “가족들과 드라이브를 나왔다가 해안도로에 차량 정체가 심하고, 캠핑장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포장마차 앞에는 긴 줄을 지어 음식을 사 먹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답답한 마음도 이해하지만 대다수 시민이 수개월째 거리두기를 이어가며 최근에는 행정명령에 따라 코로나 검사까지 받는 마당에 이러한 노력이 자칫 수포로 돌아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감염원을 차단하지 않는 이상 행정명령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주장도 적지 않다.

30대 주부 김모(남구 효자동)씨는 “식구들 외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도 하지 않고 약속도 일절 만들지 않는다”며 “시댁이나 친정 모두 가지도 못하고 영상통화로 서로 안부를 묻고 지내는데, 이 시국에 어떻게 포항에 놀러 왔다고 SNS에 바다 사진, 펜션 사진을 찍어서 자랑할 수 있나”라며 비난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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