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새치기 고발글에
불편 야기한 市 등 비난글 ‘쇄도’

‘전국 최초’ 타이틀이 부른 화일까. 포항시의 ‘1가구 1인 이상 코로나검사 의무화’ 특별행정명령 시행 첫날, 20∼40대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카페’에는 종일 설전이 벌어졌다.

카페 회원들은 실시간으로 차량 정체 상황과 현장 분위기를 사진으로 찍어 게시글과 함께 올렸다. 이날 오후에는 남·북구보건소 대기 현황을 비롯해 한마음체육관, 유성여고, 환호공원, 흥해체육관 등 포항 곳곳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회원들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코로나보다 전쟁통 같은 포항 현실이 더 무섭다’고 후기를 남겼다.

새치기 고발에는 다같이 불같이 화를 냈다. 차량에서 4시간을 기다리던 한 30대 회원이 ‘아이가 배고픈지 울어대 차에서 젖을 먹이고 재웠는데 누가 창문 너머로 손을 들며 새치기를 했다’고 하자 ‘경찰 부르라’는 댓글에 이어 ‘지구대에 전화했다’는 지원군까지 등장했다. ‘드라이브스루 검사 새치기한 검은색 모닝 차량, 그래 살지 맙시다’와 같은 지적도 이어졌다.

게시판은 포항시 행정명령에 대한 불만으로 도배됐다. 업무 진행이 미숙한 담당 공무원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찰, 그리고 이 모든 불편을 야기한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20대 한 회원은 ‘행정명령도 맘카페를 통해 알았고, 알고 나서도 믿기지 않았다’며 ‘밤 10시에 문자 하나 달랑 보내놓고 정작 시청에 전화 연결은 안 되고, 홈페이지 질문게시판마저 사라져 당혹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특히 뿔이 났다. 애초 영유아 가정은 이번 행정명령에서 제외됐지만, 이날 오후 돌연 검사대상에 포함된다는 정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부들 신경이 곤두섰다. 다음 달 둘째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 회원은 ‘애 아빠는 시간이 맞지 않아 내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첫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도 못하는 마당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검사 받으러 가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댓글에는 ‘시댁이든 친정이든 애 봐줄 사람 없는 맞벌이는 어쩌라는 거냐’는 비난이 쏟아졌고 ‘시장을 탄핵할 순 없나요’‘시장님이 일을 참 잘하신다. 어린이집 다니는 자녀가 없으니 이리 머리를 쓰십니까?’처럼 비꼬는 목소리에도 공감한다는 답변이 꼬리를 물었다. /김민정기자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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