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총회 논의 결과따라
디지털 방식 새 해도집 개발
지명 표기없이 고유 번호 표기
외교부 “일상적인 지도에선
여전히 명칭 사용될 예정
동해 표기 확산 노력 지속 추진”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수로기구(IHO)의 표준 해도(海圖)집에서 ‘일본해’ 대신 고유번호로 표기하는 방안이 공식 확정됐다고 해양수산부가 1일 밝혔다. 사진은 아르헨티나 매체 위켄드가 ‘일본해’(왼쪽) 표기를 ‘대한해협’으로 바꾼 모습. 지난해 12월 12일 촬영됐다. /연합뉴스

국제수로기구(IHO)가 새로 만들어지는 국제 표준 해도(海圖)집에서 지명 대신 숫자를 표현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본해’로 표기됐던 기존 해도가 표준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됐다. 다만, 우리나라가 원했던 ‘동해’ 표기도 사라졌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는 1일 오전 “제2차 IHO 총회 논의 결과에 따라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협의 결과’가 원안대로 공식 확정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해역을 지명표기 없이 고유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해도집 표준(S-130)을 개발 △기존 표준(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evolutionary process)을 보여주는 출판물(publication)로 남음 △필요시 해역의 속성 정보를 어떻게 표시할 지에 관한 지침 개발을 검토한다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새 해도집 표준인 S-130에서 전 세계 모든 바다와 해양은 ‘일본해’나 ‘동해’라는 지역 명칭 대신 고유 식별 번호로 표기되게 된다. 외교부는 “금번 총회에서 IHO가 일본해를 단독 표기 중인 S-23을 사실상 더 이상 표준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기술적 국제기구인 IHO에서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었던 한일 간 대립이 일단락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IHO는 일제 강점기였던 1929년 S-23을 일본해로 첫 공식 표기했다. 1953년 발간된 제3판에서도 이를 유지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지난 1997년부터 IHO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고 주장했다.

S-130 채택은 이같은 양국 간의 갈등을 일단락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표준을 마련한다는 의의가 있다. 다만 국제해도집에서 일본해는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지도에는 여전히 명칭이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이 일본해의 단독 표기로 주장해왔던 근거가 사라진 만큼 동해 표기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재외공관 및 유관기관과의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여 온라인상 동해표기 확산을 위한 전방위적인 시정교섭 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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