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국 운영위원장
안병국
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

오늘날 우리 국민 대다수가 포항하면 포스코를 떠올리지만 사실 역사 속 포항은 공항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포항공항은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오천면에 세운 오천비행장이 시초다. 이후 6·25전쟁 당시 미 공군 제1전투비행대가 이곳(K3)에 주둔한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1951년 9월 3일 F9F 펜서를 몰고 폭격임무 중 대공포에 피격돼 포항공항으로 비상탈출한 기록이 있다.

민항공항의 역사는 지난 1970년부터다. 그해 2월에 민항시설이 설치되고 3월에 서울∼포항노선이 취항한 이래 2020년 2월까지 50년간 공항이 유지돼 경상북도 내에서 유일한 공항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50년을 달려온 포항공항도 항공사의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승객급감 등으로 지난해 2월부터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게 된다.

하지만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왔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취항에 발이 묶인 (주)진에어가 포항공항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저비용항공사인 (주)진에어가 지난 7월 31일부터 경상북도, 포항시, 경주시와 협약으로 포항공항의 하늘길을 다시 열었다.

지역경제의 관문인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는 것은 환동해 거점도시 포항에 새로운 피가 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회의 순간을 어떻게 하면 새로운 지역경제부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작금의 우리 현실을 보자. 지진의 고통,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침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민의 생계난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이 환동해권 중추도시로 거듭나고 인근도시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지역상생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바로 포항공항의 명칭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변경, 지역거점발전의 플랫폼으로 양도시가 공유경제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경주시도 협력의 주체로서 힘을 보탠다. 매년 취항사인 (주)진에어의 재정지원금 10%를 분담한다.

포항공항지원 조례도 이미 제정했다. 경주시는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인 경주에 공항이 없는 만큼, ‘포항경주공항’으로 이름을 바꾼다면 대외적인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경주를 찾는 외래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다.

포항시도 경주시를 방문하는 항공 수요를 늘려 장기적으로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포항공항을 활성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공항이라는 주요 시설을 두 도시가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도로 및 시외버스 등 접근교통의 확충이다.

경상북도의 지원이 절실한 대목인 것이다.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길은 열리게 돼 있는 것이다.

포항·경주 78만 시민 모두가 새로운 지역의 역사를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함께 협력하면 ‘포항경주공항’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포항과 경주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