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이틀 잇따라 하염없이 기다리는 울릉도 주민들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이틀 잇따라 하염없이 기다리는 울릉도 주민들

울릉도 주민들이 울릉도 여객선 출항기준인 부이최대파고 때문에 이틀 동안 포항여객선 터미널에서 3~5시간 동안 여객선 출항을 기다리다가 통제되자 발길을 돌려야 했다.

포항~울릉도 간 여객선은 동해상의 기상특보로 19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23일 운항을 재개한다는 여객선사의 통보에 따라 아침부터 포항여객선터미널에 울릉도 주민들이 몰렸다.

이들은 전날 여객선이 출항한다는 연락을 받고 포항여객선 터미널에서 2~3시간 이상 여객선 출항을 기다리다가 허탕치고 포항의 여관 등 숙소로 되돌아간 주민들이다.

23일 기상악화로 여객선이 출항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항~울릉도 간 운항하는 여객선 썬라이즈호가 오후 1시 기상특보가 해제되는 대로 출항한다고 오전 11시 울릉알리미 등을 통해 출항 소식을 알렸다.

최종적으로 우리누리 1호 선표를 환불하는 울릉도 주민들
최종적으로 우리누리 1호 선표를 환불하는 울릉도 주민들

이날 같은 시각 우리누리 1호도 오후 2시30분에 출항하겠다고 울릉알리미를 통해 알렸고 이에 따라 주민들은 오전 11시부터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몰려들어 선표를 발권받는 등 승선준비를 했다.

오후 1시 예정대로 기상특보가 해제됐다. 하지만, 이날 여객선 출항 기준 파고 측정시각인 낮 12시30분 포항 해상의 부이최대파고가 3.3m(유의1.7m), 울릉도 3.8m(유의2.3m)로 소형 여객선 출항기준인 3.0m을 넘겼다.

22일에 이어 또다시 기상청에서 30분마다 제공되는 부이최대파고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오후 1시 포항 해상의 부이최대파고는 2.3m(유의1.7m)으로 떨어졌지만, 울릉도는 4.2m(유의 2.4m)로 오히려 올라갔다.

오후 1시 출항 여객선이 통제되자 오후 2시30분 여객선 선표를 사기 위해 줄 선 주민들
오후 1시 출항 여객선이 통제되자 오후 2시30분 여객선 선표를 사기 위해 줄 선 주민들

또 기다려 오후 1시 30분, 포항은 2.8m(유의 1.8m)이었지만, 울릉도는 3.3m(유의 2.0m)로 출항기준을 넘겼다. 썬라이즈호는 오후 2시 파고측정에 따라 출항 여부를 최종결정하겠다는 방송을 했다. 하지만, 오후 2시 울릉도 부이최대파고가 3.5m로 통제기준을 넘어 출항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울릉도 주민들은 더욱 분주해졌다. 이날 울릉도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한 주민도 있지만, 오후 2시30분 우리누리 1호가 출항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썬라이즈호 선표를 환불받아 우리누리 1호 창구로 주민들이 몰렸다. 하지만, 우리누리 1호 출항기준 시각인 오후 2시 부이최대파고는 이미 출항기준을 넘었고 다시 오후 2시30분 부이최대파고 측정을 기다려야 했다.

포항항에 5일째 정박중인 썬라이즈호
포항항에 5일째 정박중인 썬라이즈호

오후 2시30분, 3시에도 울릉도 부이최대파고는 출항기준을 넘고, 이날 출항예상 마지막 측정시각인 오후 3시30분에도 부이최대파고가 출항기준을 넘기자 우리누리1호도 출항을 포기하고 운항을 하지 않는다고 방송했다.

울릉도 주민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30분마다 가슴 조이며 기다리가 끝내 포항시내 여관 등 숙소로 되돌아갔다. 22일에 이어 또다시 허탕을 친 것이다.

이에 대해 유모씨(62·울릉읍 도동리)는 “오늘 기상이 애초부터 안 좋았는데 선사에서 판단 착오로 주민들은 수 시간 기다리게 했다”며“부이최대파고 측정에 따라 여객선운항 여부 결정하는 것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행정이다”고 말했다.

포항 항에 5일째 정박 중인 우리누리 1호
포항 항에 5일째 정박 중인 우리누리 1호

주민 김모씨(59·울릉읍)도 “30분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는 하는 정확하지도 않은 부이최대파고에 여객선운항을 의존한다면 울릉주민들은 여객선 터미널에서 속절없이 기다려야한다”며“유의파고 적용 등 반드시 개선 돼야할 해양행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씨(64·울릉읍)는 “이틀 동안 배 타려고 기다린 것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배타는게 지옥이다, 반드시 빠른 시일 내 대형여객선이 취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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