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2주년 맞은 에스포항 병원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대표병원장이 수술하고 있는 모습.               /에스포항병원 제공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대표병원장이 수술하고 있는 모습. /에스포항병원 제공

지난 2008년 11월 문을 연 에스포항병원(대표병원장 김문철)이 이달 들어 개원 12주년을 맞았다. 개원 기념일마다 심포지엄을 열었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별도 행사 없이 원내 임직원들이 함께 12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축하하는 데 그쳤다.

에스포항병원은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뇌혈관 질환 치료에 집중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탄탄한 실력을 지닌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모여 뇌혈관 치료에 특화된 진료 체계를 갖추고 나아가 척추, 관절, 심장 등 혈관과 연결된 모든 질환을 원스톱(one-stop)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전문 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환자 ‘골든타임’ 확보 위해 전문의 24시간 상주로 1시간내 치료 시스템 구축

전국 유일 신경외과 전문병원 지정·뇌동맥류 수술 2천례 달성 등 이뤄내

원내 어린이집 운영·육아휴직제 등 ‘직원 행복’ 중요시하는 경영철학 펼치며

찾아가는 의료나눔 복지서비스 실시 등 ‘나눔의 가치 실천’에도 앞장서 와

□ 신경외과 전문의 10명… 경북서 가장 많아

전국에 뇌혈관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3곳뿐이다. 그중에서도 에스포항병원은 2011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경외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2015년 2주기, 2017년 3주기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선정된 데 이어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로부터 뇌혈관내수술 인증기관, 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신경중재치료 인증기관으로 선정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개원 10년 만인 2018년 5월에는 뇌동맥류 수술 2천례를 달성했다. 전문의들 사이에서 ‘뇌에 든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는 두꺼운 뇌동맥 혈관 속에 틈이 생겨 이곳으로 피가 들어가 혈관 한쪽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말한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파열된 뇌동맥류를 제거하는 수술은 신경외과 수술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에 속하며 매우 위험하고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중소 규모, 그것도 지방에 있는 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을 시행하기란 쉽지 않다”며 “서울이나 수도권의 대형병원들도 연간 평균 400∼500례 정도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 병원이 개원 10년 만에 뇌동맥류 수술 2천례를 달성한 것은 지방 병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 신경외과 전문의들의 서포트가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10명의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혈관 질환 치료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았다. 촌각을 다투는 뇌혈관 질환의 특성상 환자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며 응급실에서부터 수술실까지 1시간 이내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운영해왔다.

에스포항병원은 뇌혈관 치료에서 더 나아가 인체 혈관과 관련된 모든 질환을 다루겠단 목표로 연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17년부터 심장센터 전문의를 영입해 심혈관 질환 치료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척추 및 관절 등 다양한 진료분야의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수술 사례를 공유한다. 해외연수와 같은 배움의 기회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국내·외 사회공헌활동 활발

단순히 병원 수익 창출에 목적을 두지 않고 10여년 간 지역사회와 함께 걸어온 발자취도 돋보인다. 2017년 포항지진 발생 때는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을 위해 임시 진료소를 운영하고, 2018년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영덕군에는 성금과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병원은 2018년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부터는 포항시 남구보건소와 함께 매월 두 차례 ‘찾아가는 의료나눔 보건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며 특히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힘쓴 결과 ‘제13회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김문철 병원장은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이 많다는 얘기에 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아울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많은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포항병원은 지역사회를 넘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곳에 온정을 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의료봉사를 통한 사랑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으로 봉사단을 구성하고 2012년 태국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필리핀 등 해마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곳을 찾아가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을 진료하며 의약품을 지원했다.

□ 워라밸 존중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

에스포항병원은 개원 후 12년간 의료서비스의 성장만큼이나 기업 문화와 복지 향상에 공을 들였다. 김문철 병원장은 늘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들에게 친절하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11년부터 병원 내 어린이집을 운영해 온 것도 이러한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보육시설 의무설치 대상기업이 아니지만, 직원들이 근무 중에 언제든지 아이를 맡기고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가족친화인증 및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데 이어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도 선정됐다.

에스포항병원의 남다른 직원복지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출산·육아 휴직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사내 분위기 속에 직원 누구든 출산 휴가를 신청하면 자동으로 육아휴직제가 적용된다. 이 밖에도 △시차 출·퇴근제 △전환형 시간선택제 △가족 돌봄 휴직제 등을 시행하며 포항시로부터 출산장려 명예홍보기업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학습병행제와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서로 권장한다.

에스포항병원 황종탁 의료혁신부장은 “개원 당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신경외과 모델을 선보이며 12년이 지난 지금은 뇌혈관과 척추 질환을 전부 아우르며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경북 동해안 지역민들이 우리 병원의 의료서비스를 믿고 찾아오는 데 대해 자긍심을 갖고,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병원이자 직원들과 함께하는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학술대회’ 참가 연구성과 발표

에스포항병원이 지난 15일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2020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제6회 학술대회’에서 그동안의 진료 및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사진>

이날 전국의 신경외과 전문의 200여명을 비롯한 병원 임·직원 등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를 주제로 학술발표가 진행됐다. 에스포항병원 홍대영 뇌혈관병원 부원장은 주제강연을 통해 ‘뇌졸중의 치료’(Endovascular Treatment for CVA)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그동안의 치료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통계 자료와 함께 IAT, ECAS, ICAS 치료법을 소개했다.

홍대영 부원장은 “유능한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인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최신 지견을 갖춰 더욱 수준 높은 뇌질환 치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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