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지난해比 5% 나 늘어
배달 증가탓 플라스틱류는 25%↑
잔재물 쓰레기 절반 이상이 비닐
재활용선별장 근로자들도 격무
편리함과 맞바꾼 ‘환경 오염’ 심각

28일 포항시 남구 호동에 위치한 재활용선별장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생활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포항에서 코로나발 쓰레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택배 및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었는데, 분리배출 되지 않은 재활용 폐기물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8일 포항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고철이나 캔, 종이와 같은 재활용 쓰레기의 하루 평균 발생량은 49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포장재와 배달용기 등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25%나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을 활용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재활용품 선별 후에 발생한 잔재물 쓰레기양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시는 각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포항시재활용선별장으로 옮겨 재활용 폐기물 수거 작업을 거친 뒤 나머지는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로 보내 모두 소각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올해 잔재물 쓰레기양은 1천376t으로 지난해(1천134t)보다 242t 늘었다. 잔재물 쓰레기의 절반 이상은 비닐류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주로 손과 비말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일회용 장갑 사용량이 는 것도 원인이다.

재활용선별장 근로자들은 지난해보다 처리해야 할 쓰레기양이 많아져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배달이나 음식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을 분류하는 작업에 피로를 호소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일회용품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점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에 관대해지는 소비행태와 생활 습관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는 게 우선이지만,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그로 인해 쓰레기양도 늘어난다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플라스틱 제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판단”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급적 일회용 용기와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조금은 불편한 삶에 익숙해져야 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더라도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2억원의 예산을 들여 재활용선별장 시설물과 근로자를 위한 작업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올바른 분리 배출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