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희 성

저 나무가 수상하다

‘아름다운 그대가 있어

세상에 봄이 왔다’

나는 이 글귀를

한겨울 광장에서 보았다

스멀스멀

고목 같은 내 몸이

싹을 틔울 모양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시인은 ‘아름다운 그대가 있어 세상에 봄이 왔다’라는 글귀를 보고 스멀스멀 다가오는 봄을 느끼고 있다. 고목같이 낡고 고루해져서 예민하게 봄을 느끼진 못할 만큼 나이를 먹어도 꽃샘바람 씽씽 불어오는 광장에서 노 시인은 가슴 가득 밀려오는 봄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