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주작가릴레이전’
세 번째 이상수 작가 전
내달 2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오는 9월 2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에서 열리고 있는 이상수 작가의‘경주, 또 다른 풍경’전 모습. /경주문화재단 제공

오릉, 반월성, 서출지 등등 천년고도 경주를 10년 가까이 직접 찾아다니면서 펜으로 표현하는 화가가 있다.

경주의 풍경을 세밀하고, 따듯한 감성으로 그려내는 이상수(52) 작가다.

이상수 작가는 유년의 따뜻했던 고향으로 정착하게 해준 경주의 풍경에 빠져 본격적인 풍경화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직접 찾아가 그려낸 경주 풍경이 수백 곳이 넘는다.

경주의 이름난 유적지 외에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박한 풍경을 주로 담는다.

조각에서 풍경화로 전환한 작가는 잘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경주의 아름다움을 찾아 그 풍경들을 펜화로 작업해오고 있다.

그의 창작 작업은 상상이나 이상화된 풍경의 창조가 아닌 풍경의 ‘발견’이다. 작가적 상상력보다는 자연 형태의 재현을 바탕으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박한 풍경을 주로 담는다는 점에서 영국 낭만주의의 대표화가인 존 컨스터블과 닮았다.

존 컨스터블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시골 풍경을 주로 그렸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성서나 신화 속의 장엄하고 이상화된 풍경이 아니라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세심하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상수 작가는 “내가 나고 자란 경주의 풍경만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주재료는 펜을 사용했다. 작가적 상상력보다는 자연 형태의 재현을 바탕으로 하면서 펜이라는 재료로 그 특성을 살려 나 나름의 조형의식을 나타내려 했다. 자연물 자체로의 가치보다는 그 대상이 나의 내면에 와 닿는 심상적인 본질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가 추구하는 펜화는 15세기 이후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기록화로 많이 사용 됐다.

그는 “펜의 본질은 선에 있기 때문에 펜화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대상의 섬세한 표현에 가장 적절한 재료이고 선들의 중복을 통해 서서히 화폭에 아름다운 형상으로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수作.
이상수作.

찬찬하고 차분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이상수 작가의 작품들. 그의 작품은 펜으로 10일에서 15일 동안 수십만 선을 화폭에 담아 풍경과 사물의 내면까지 담아내는 극사실화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실물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기존의 펜화가 주는 인쇄물처럼 딱딱한 느낌에서 벗어나 회화적 느낌을 추구해 수묵화와 산수화를 닮았다.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뿐만 아니라 경주사람들의 내면도 함께 기록하고 있다.

이상수 작가의 ‘경주, 또 다른 풍경’전은 오는 9월 2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에서 열린다. (재)경주문화재단의 지역예술인 지원사업인 ‘2020 경주작가릴레이전’세 번째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경주작가릴레이전’은 경주예술의전당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매년 공고를 통해 역량 있는 지역예술가들을 선발해 개인전을 위한 전시 공간, 미술평론, 전시자문, 홍보 등 전시 전반을 지원한다. 올해는 총 5명의 작가가 선정돼 12월 13일까지 릴레이로 개인전을 열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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