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정책硏 ‘학생 건강’ 조사
일주일에 이틀 아침 거르고, 10명 중 3명 체육시간 외 운동 안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평균 수면시간이 OECD 국가 평균 수면시간보다 1시간 이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절반 이상이 수면 부족을 호소했으며, 일주일에 이틀 이상 아침을 거르는 등 학업 위주의 환경 탓에 건강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청소년의 건강 및 생활습관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월부터 7월까지 청소년 8천201명과 보건교사 3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18분이었다.

학급별로는 초등학생 8시간 41분, 중학생 7시간 21분, 고등학생 6시간 3분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초등학생 수면시간은 10∼11시간, 10대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은 8∼10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수면시간(8시간 22분)과 비교하면 한국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매우 짧은 편이다.

실제 응답자의 55.2%가 수면 부족을 호소했다. 잠이 부족한 이유로는 공부(62.9%)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인터넷 이용(49.8%), 학원 및 과외(43.1%) 순이었다.

특히 경제 형편이 어려울수록 수면 시간도 짧았다. 가구 경제 수준을 상·중·하로 나눴을 때 ‘상’에 해당하는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7시간 37분, ‘중’은 7시간 10분, ‘하’는 6시간 52분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일주일에 이틀 이상 아침을 걸렀다. 7일간 아침 식사를 한 날은 평균 4.84일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저녁식사를 한 경우는 평균 6.49일로 저녁보다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 저녁식사를 했더라도 평균 1.47일은 라면이나 빵, 삼각김밥과 같은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활동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2.64시간으로 조사됐다. 고교 3학년 중에는 체육 시간에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6.9%에 달했다. 전체 학생의 33.1%가 학교 정규 체육 시간 외에 운동 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학업 위주의 생활환경으로 인해 건강의 기본요소라고 할 수 있는 운동과 영양, 휴식에 대해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고 있지 못하다”며 “건강권을 학업 뒤로 미루지 않고 학습과 균형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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