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 스님포항 운제산자장암 감원중앙승가대 강사
탄탄 스님 포항 운제산자장암 감원중앙승가대 강사

이 시대의 정치체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라는 상징적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대통령직이 안정이 되어야 한다.

물론 투명하고 무엇보다도 정의롭고 공평해야 그러한 신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우리네 삶의 안정에 연관되는 대통령의 의사 결정은 우리 생활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뒤틀어 놓을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 고용이며 노동조건과 소득, 재산, 부동산, 건강, 교육, 사회보장, 세금과 공공요금, 삶의 인프라 등 그 어떤 막강한 힘 아래서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고 바뀔 수 있는가.

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이 장악한 정부와 관료 체제이고, 그러한 체제를 움직이는 최고의 사령탑에 앉아 있는 존재가 대통령이며 대통령직이 흔들리면 온 나라의 불안감은 증폭된다는 사실이다.

정치는 일상적 잡사에까지 힘이 미치면서 동시에 일상의 잡동사니를 초월하는 정연하고 투명한 공간을 구성한다.

잡다한 일상사에서 삶의 위엄을 그 나름으로 직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공간이다. 그러나 근자에 정치 공간에서의 위엄의 소멸은 세계적인 현상인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수준 낮은 발언이나 인종차별, 이민자의 박해 등 공공의 공간에서 결코 드러내어 말하지 않아야 할 말들이지만 지지기반 확대를 위한 정치쇼에 우매한 유권들은 열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시기에 트럼프의 권력누수는 미국 사회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작금에 시진핑 주석의 마음도 상당히 급해졌다. 아예 ‘지쟁조석(只爭朝夕)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지쟁조석은 마오쩌둥 주석의 말인데, 1963년 1월에 지은 시 ‘만강홍·궈모뤄 동지와(滿江紅·和郭沫若同志)’에서다. 당시에는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인도 지지와 중국 반대를 외칠 때였다. 당시 대약진운동 열기의 그늘 속에서 중국인민 약 2천만 명 이상이 굶어죽던 시기에 마오는 남의 나라에서 1만년 단위로 역사가 전개될지라도 중국에서는 한 시간, 한나절 단위로 급박하게 역사가 전개되어야 한다며 조급해 했다. 지난 가을 현대판 로마제국인 미국 추월을 선언한 시 주석의 조급함이 문화대혁명 직전 마오를 닮고 있다. 중국의 원로 역사학자 장카이위안은 “조급 의식이 무한하게 팽창하거나 남용되면 민족을 풍광(瘋狂)케 하여 민족의 재난 또는 세계의 재난이 된다”고 경고한 바 있음에도 말이다.

우리 대통령도 조급해 하지 말고 차분히 민생을 챙기고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기길 바랄 뿐이다. 홀로 독주만 하려 말고 야당과 동반하여 레임덕 없이 남은 기간을 잘 마무리하고 무탈하길 바라며 골깊은 산사에서 통령각하 만수무강을 애타게 불전에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