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해 발간한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영유권 억지 주장을 폈다. 올해로 16년째 되풀이된 치졸한 도발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일본은 해마다 도발하고, 우리는 해마다 일본공사 불러놓고 사진 찍는 일의 반복이다. 언제까지 이 재미없는 연례행사를 봐줘야 하나.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독도에 대한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 일본의 흑심을 깨부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일본은 올해 백서에서 자국 주변의 안보 환경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이 백서를 작성한 일본 방위성은 여러 지도에서 독도를 없애고 버젓이 다케시마를 넣었다. 백서의 국가 간 방위협력에서는 한국의 기술(記述) 순서를 호주·인도·아세안 뒤로 밀어냈다.

일본이 방위백서에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의 자국 영유권을 명기하는 도발을 시작한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시절인 2005년부터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공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보도자료 하나 내고는 지나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분쟁 지역화’ 흉계를 의식한 물러터진 대응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소개하거나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하는 나라까지 생겼다. 독도는 지정학·국제법·역사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각국 지명위원회 등에 끈기 있게 홍보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 우리가 과감하게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양경찰의 소수 경비대만 배치해 놓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숱하게 나왔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해양 연구시설이나 특별 관광시설 등을 구축해 명실공히 우리의 땅임을 세계에 알릴 때가 됐다.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려면 ‘우리 땅’처럼 써야 하지 않는가. 분쟁지역이 되면 불리할 것이라는 예단에 발이 묶여 우물쭈물 아무것도 못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