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영국 정부가 외로움 담당장관을 임명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고독감으로 고통 받는 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선 사실을 엄중히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했다. 영국은 고독을 질병으로 보고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나라다.

일본에서는 ‘개호(介護)이직’이라는 말이 있다. 나이든 부모의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기는 일을 뜻하는 용어다. 일본의 이직자 중 30% 정도가 개호이직이라 한다. 일본 정부는 ‘개호이직 제로’를 경제 정책의 목표로 삼기도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에서 50세 이상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청년층의 3배 이상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같은 연령층에서 알코올이나 약물 남용에 의한 사망도 교통사고 대비 3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영혼을 갉아먹는 것처럼 매우 부정적 상태의 감정일 때라고 말한다. 나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바로 외로움이 낳은 극한적 불행의 결과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만약 코로나의 2차 대유행이 있다면 향후 우리사회는 비대면 문화가 주도를 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에 대비하는 국가적 차원의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

최근 신일희 계명대총장은 “대면·비대면 차이가 없는 수업방식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는데, 우리사회 전반에 닥친 비대면 문화의 당면과제를 잘 꼬집은 표현으로 보인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치 않은 계층에겐 또다른 문화적 충격을 줄 수 있다. 노인층의 사회적 고립감을 없앨 비대면 시대의 대책 마련이 급하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