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지자체 등 고위공직자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게 조치”
참여연대 “다주택 국회의원이
국토·기재위 소속이면 매각을”
TK 국회의원 중 다주택자 9명
전국 광역장 4명에 경북지사도
파장 어떻게 번질지 관심 집중

청와대가 다주택자 참모들에게 실거주 목적의 1채 외에 다른 주택을 매각할 것을 지시한 데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8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다주택 고위공직자에게 같은 지시를 내려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더욱이 주택보유 현황은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작자들의 윤리기준으로 인식되다시피하고 있어 청와대발 사정의 불똥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의 3분의 1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모두 9명의 국회의원이 다주택 보유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의원 103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40명(38.8%)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76명 중,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이는 41명(23.3%)이었다.

통합당에서 주택수가 가장 많은 의원은 박덕흠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아파트 3채와 단독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충북에 각각 2채, 1채, 1채씩을 보유했다. 윤주경·김희곤·황보승희·백종헌 의원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각각 3채씩 보유했다.

대구와 경북 의원 25명 가운데에서는 9명이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과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의원, 이만희(영천·청도) 의원 등은 서울과 대구, 경북도 등지에 아파트 및 단독주택을 각각 1채씩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구자근(구미갑) 의원은 경북에 2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으며 구미을을 지역구로 하는 김영식 의원은 대구에 2채의 아파트를 보유 중이었다.

아울러 송언석(김천) 의원과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서울과 대구, 경기도 등에 2채씩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외에 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도 2채 이상의 다주택 보유자였다. 이 가운데, 곽상도·송언석 의원은 강남3구의 주택 보유자였다.

3월 재산공개를 기준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제외한 16명의 광역단체장 중 4명이 다주택자였다. 지역에서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 김천 단독주택과 서울 구로구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다주택자로 등록됐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고위공무원에게 주택 매각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공정한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거주 목적이 아닌 보유주택은 매각하고 매각하지 않을 경우 주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지 않는 다른 상임위원회로 이동하거나 관련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2018년 주택보급률이 104.2%나 되지만 많은 사람들은 주택가격 상승, 이에 따른 전·월세금 상승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는 전체 가구의 15%가 전체 주택의 61%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주택은 가족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이지 재산 증식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은 다주택 문제를 스스로 해소하는 실천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기자회견 직후 시민들의 긴급서명이 담긴 의견서를 박병석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지난 6일 오전 10시부터 48시간 진행된 긴급 서명에는 1천323명이 참여했다.

한편, 지난 3월 26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19년 12월 31일 기준 정기 재산변동에 따르면 고위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장 등 재산이 공개된 중앙 부처 재직자 750명 중 약 3분의 1인 248명이 다주택자였다. 이들 중 2주택자가 196명이었고, 3주택자는 36명, 4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공직자는 16명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고위공직자가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으면 어떤 정책을 내놔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고위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