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피부과 때아닌 ‘코로나 특수’
성형외과·피부과 때아닌 ‘코로나 특수’
  • 김민정기자
  • 등록일 2020.07.07 20:30
  • 게재일 2020.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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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공돈’ 인식에
마스크가 수술 부위도 가려줘
미뤄뒀던 시술 받는 고객 급증
일부 병원 ‘재난금 사용’ 홍보도

‘우리 병원은 긴급재난지원금 가맹점으로 일반카드와 동일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평소 미간 주름이 고민이었던 초등학교 교사 서모(30·여·포항시 남구)씨는 최근 보톡스 시술을 잘하는 성형외과를 검색하던 중 집 근처에 있는 한 병원 홈페이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라는 팝업창을 발견했다. 이 성형외과는 각종 수술이나 시술 비용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서씨는 “거울을 볼 때마다 주름이 신경 쓰였지만 비용이 부담이었는데 재난지원금으로 40만원을 받게 되면서 갑자기 ‘공돈’이 생긴듯해 시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오는 8월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기한 종료를 앞두고 서둘러 성형수술이나 미용 시술을 받으려는 예약 문의가 늘면서 포항지역 성형·피부과가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지역 중소병원들이 환자 수 감소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유흥주점 등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반면 병원에서는 규모나 진료 항목에 관계없이 쓸 수 있다. 건강보험비급여 진료항목인 탈모 시술이나 성형·미용 비용 결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재난지원금 할인 이벤트로 피부관리를 받고 입술 필러까지 예약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병원들도 재난지원금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포항시 북구의 한 성형외과는 홈페이지 첫 화면 상단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임을 알리는 팝업창과 함께 각종 시술과 할인된 가격이 적힌 화면을 연달아 띄우고 있다. 북구의 한 피부과에서는 아이돌봄 쿠폰과 재난긴급생활비로 보톡스나 필러뿐만 아니라 여드름, 기미·잡티와 같은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 중이다. 일부 내과의원에서는 매월 이벤트 시술 항목을 나열한 문자를 발송하면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3월부터 5월까지 봄 시즌은 성형외과 비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해당 기간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게 된 직장인이나 개학이 연기된 대학생들의 내원율이 크게 늘었다는 게 성형외과 병원계의 설명이다.

포항 A의원에서 고객상담을 전담하는 코디네이터 직원은 “‘재난지원금으로 시술받겠다’며 예약을 잡은 고객들이 꽤 있다”면서 “주로 마스크로 가릴 수 있는 턱이나 팔자주름, 코 부위에 대한 시술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회복 기간이 길어 수술이나 시술을 고민해오던 고객들은 “마스크를 쓰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시술 부위가 회복될 때까지 겪어야 하는 일상 속 불편함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끝에 보형물을 넣는 필러 시술을 받았다는 직장인 이모(41·여·포항시 북구)씨는 “일주일 정도 코 주변이 붓고 멍이 들었지만 직장에서 마스크를 쓰는 덕에 동료들 모르게 넘어갈 수 있었다”며 “남들 시선 때문에라도 회사에 연차를 내거나 외출을 자제했을 텐데 마스크 덕분에 오히려 무사히 회복 기간을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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