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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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7.01 19:58
  • 게재일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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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 스님포항 운제산자장암 감원중앙승가대 강사
탄탄 스님
포항 운제산자장암 감원중앙승가대 강사

절집에서 아침 저녁 널리 독송되는 경이 ‘반야심경’이다.


본래의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이 뜻은 ‘지혜의 빛에 의해서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이란 뜻이다.

반야심경은 수백 년에 걸쳐서 편찬된 반야경전의 중심 사상을 270자로 함축시켜 서술한 경으로 불교의 모든 경전 중 가장 짧은 것에 속하며 불교의 모든 의식(儀式)에서 반드시 독송되고 있다.

반야심경의 중심 사상은 공(空)이다. 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는 뜻에서 시작하여 “물질적인 존재는 서로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것이므로 현상으로는 있어도 실체·주체·자성(自性)으로는 파악할 길이 없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공은 개개인의 참된 마음이다. 걸림 없는 마음, 공포가 없는 마음, 교만하지 않는 마음, 영원히 맑고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마음이며 부정을 겪어 그것을 넘어선 대긍정의 마음이다. 여기서 평화와 통일과 자유와 해탈이 모두 유래됨을 이 경전을 통하여 자각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삼라만상은 독립되어 있는 개별적 존재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통하여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러한 근본 원리를 깨쳐 하늘에 구름이 끼어 해가 보이지 않아도 그 속에 해가 들어 있음을 알아차려 세간의 어려움 속에서도 청정심을 잃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에서는 끊임없이 파도가 일었다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파도는 이렇게 생멸(生滅)을 거듭하면서 존재하고 있다.

이것이 생자필멸(生者必滅) 거자필반(去者必返)의 세계다. 현상적으로 보면 바닷물과 파도는 다른 것이지만, 본질적으로 보면 바닷물과 파도가 다르지 않듯 하늘과 구름, 인간과 자연도 서로 다르지 않은 불이(不二)의 세계이다.

나의 육신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날마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파도와 구름들이 물(水)과 하늘로부터 분리될 수 없듯이, 나의 모습 또한 사실은 늘 다른 모습이면서도 결국 다르지 않은 불일불이(不一不二)의 나, 그것이 오늘 ‘나’의 모습이다.

나 또한 물처럼 흘러 구름처럼 흘러 끊임없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다. 물체처럼 시공간에 매여 있는 고정된 내가 아니라 주변의 인(因)과 연(緣)에 의해 늘 새롭게 ‘되어지는 존재(inter being)’. 그래서 오늘, 또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하고 존재론적 자문을 하게 된다.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오늘도 우리는 영원 속의 한순간처럼 우주 속의 한 원자로 살아가고 있다.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그 영원한 니르바나, 저 언덕에서 손짓하고 있는 피안의 중도(中道)를 다만 지향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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