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민주화 세력, 한국 민주주의 목졸라 질식”
통합당 “민주화 세력, 한국 민주주의 목졸라 질식”
  • 박형남기자
  • 등록일 2020.06.29 20:02
  • 게재일 2020.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 상임위 독식… 주호영 “정권 몰락의 길로 들어서”
김태년 “원구성 협상결렬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76석이라는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독식하면서, 21대 국회 전반기는 사실상 파행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 차례에 걸친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최종 불발되면서, 이에 대한 앙금이 국회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래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29일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결렬에 대해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라고 박병석 국회의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했다. 그는 “한국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며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졸라 질식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야당과의 협의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며 “야당 몫이던 법사위를 탈취했다. 우리 야당에게 돌아올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 12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날 결렬된 협상을 198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6·29 선언에 빗대며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 현안에서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을 암시했다. 그는 “역사는 2020년 6월29일을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독식의 책임이 통합당에 있다고 반문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1대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의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최종 회동 결과 “민주당은 그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 그러나 통합당이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 간 개원 협상이 결렬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 간 개원 협상이 결렬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원망도 나왔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금요일과 오늘, 비슷한 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과도하게 원내 상황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어제 원내대표간 사인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또 거부됐다. 이런 야당의 리스크에 대해 우리 국민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 구성 협상 불발과 상임위원장 독식 선출을 놓고 여야 간 이해득실 계산은 한창이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독식 강행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문재인 정부 후반기 안정은 물론 그동안 유약했던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상임위원회를 일제히 가동하고, 3차 추경안 심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회를 독점한 이상 모든 책임도 가져와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에 비해, 통합당은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야당으로서의 국정 운영 동력은 잃어버렸지만, 여당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은 존재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3선 이상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자리에 미련을 갖지 않기도 했다”면서 “상임위원회 간사를 맡아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박형남기자님의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