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포 / 포항고용센터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 접수 현장
고령층 “서류 작성 어렵다”호소
50대 자영업자 “작년 매출 신고
서 필요해 세무서에 가야 한다
담당자 수고하지만 인원 태부족”

22일 오전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포항고용노동지청 포항고용센터에는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전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시라기자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에게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죠”

수개월 동안 수입이 끊긴 시민들에게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이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22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있는 포항고용노동지청 포항고용센터.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전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들은 1층 잡 카페(Job Cafe)로 향한 뒤 대기 번호표를 뽑았고, 자신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딩동’하는 소리와 함께 한 신청자가 자리에 앉자 상담 직원은 신청 자격 요건 등을 체크했다. 특히 이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장소는 5층에 있는 영세자영업자의 신청소였다. 현장에는 고령층의 신청자가 많았는데, 이들은 신청서에 적힌 소득감소여건, 유사사업참여 여부 등 이해하기 어려운 문항 등을 보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센터에서 만난 석 모(50)씨는 “사업자등록증과 주민등록증만 가져오면 서류접수를 완료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외에도 필요한 서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지금은 지난해 매출 신고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다시 세무서로 향하는 길이다”며 “직원들이 신청서 작성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비해 그 수가 턱없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긴급 고용지원금 신청서 작성 절차가 너무 복잡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서류 작성을 완료했다.

30년 동안 보험설계사 일을 한 양모(62·여)씨는 “5월은 가정의 달로 가족 단위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해 1년 중에 매출이 가장 높은 날이지만, 매출이 50% 이하로 급감했다”며 “IMF 때보다 지금이 더 살기 힘든 것 같다. 고용안전지원금을 받으면 대부분 돈을 생활비로 보태 쓸 것”이라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1일부터 오는 7월 20일까지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자 등을 대상으로 1인당 150만원씩 지급하는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22일부터는 컴퓨터와 모바일의 사용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현장신청도 받고 있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신청 5부제를 진행했지만, 이날 정오께까지 200여명의 신청자가 모이기도 했다.

포항고용노동지청 포항고용센터 관계자는 “현장 접수 시 대기 장소가 좁고, 많은 인원이 일시에 몰려 장시간에 대기하며 코로나19 발생 등에 대한 우려가 있으니 가능하면 온라인 신청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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