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성아파트 부지 유력
내년 7월 첫삽 2022년 개소 예정
코로나 등 신종 감염병 유행 따른
지역 공중보건 대응 체계 강화
최전방 시민 건강지킴이 기대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으로 공중보건체계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포항시 북구보건소가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의 질병예방관리 기능 강화로 공공의료 체계를 재정비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민 건강지킴이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포항시는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의뢰해 북구보건소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에 이어 최근 코로나19까지 신종 감염병 유행에 따른 지역 공중보건 위기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신청사 건립을 계획한 것.

지난 1999년 북구 장성동에 지어진 현 청사는 준공연도를 감안하면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보건소 내 주차공간 부족에 따른 접근성 개선 요구는 청사 이전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됐다. 아직까지 신청사 위치나 규모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용역 결과에서 흥해읍 옛 대성아파트 부지가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보건소는 올 연말까지 사업비를 확보하고 내년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22년 12월 신청사를 개소할 예정이다.

북구보건소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청사 이전 후보지 4곳 중에 옛 대성아파트 A·B·C동 부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신청사 건립이 지진대책국과의 연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이번 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트라우마센터 운영방안 등을 논의한 후 내부 검토 단계를 거치면 오는 10월쯤 돼야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북구보건소 신청사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 의료계는 “지금이야말로 지역사회 의료체계를 정비할 골든타임”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현재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보건소를 전면으로 내세워 현장 중심의 공중보건조직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기능을 보건소로 일원화하고 병원에서는 중환자실과 수술실, 소아전담 병상 수를 확충함으로써 지역 의료체계를 강화할 때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국내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의료체계의 틀을 새로 짜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15일 질병관리본부 승격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서울시의사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부를 분리·독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감염학회 관계자는 “지역단위에서 코로나19와 일반 진료가 양립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치료하는 동시에 비(非)코로나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위한 응급치료와 수술 등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 독감 때처럼 올가을에 더 큰 유행이 올지, 의료 역량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반복될지는 골든타임에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역사회가 가진 의료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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