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도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대권주자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데 이어 김부겸 의원도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최종 결정을 앞둔 상태다.

당초 이 위원장과 홍영표·우원식 의원 간의 3파전 구도가 유력했지만 김 의원까지 가세할 경우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총선 패배 이후 김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 대신 대선으로 직행한다는 기류가 감지됐지만, 최근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당권도전 출마 선언은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6월 초는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출마 선언 시기는 여권내 당권·대권 경쟁자인 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비슷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의원은 4·15 총선 과정에서 대선 출마를 공언해 왔다. 특히, 총선에서 낙선한 후 대권 직행이라는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측됐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당권을 잡더라도 ‘임기 6개월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선 이후 대권 경쟁에 뛰어들더라도 구심점 없는 인물이 대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위원장이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전당대회의 중요성이 달라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도 예측된다.

그동안 김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는 민주당 안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이 위원장과 함께 전당대회 열기를 끌어 올리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물로 김 의원이 꼽혀왔다. 김 의원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부산을 아우르는 범 영남권 대표로 출사표를 던지는 셈이며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는 2001년 대선 경선에 나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과 판박이다. 또 호남지역에서도 잠재적 지지세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만일 이낙연 의원을 꺾고 당권을 거머쥘 경우 대권에 한발짝 더 다가설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당권 경쟁에 김부겸 의원이 가세하면서, 8월 전당대회는 호남을 대표하는 이낙연 위원장과 민주당 내에서 영남을 대표하는 김부겸 의원읜 2파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의원이 전당대회에 승리하고 대권 경쟁에서도 굳히기에 들어간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번째가 된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관계자는 “김부겸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대권 경쟁에 나서기 전 부산에서 낙선했었다”면서 “비록 주호영 의원에게 큰 차이로 석패했지만, 전당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영남을 대표하는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낙연 위원장은 지난 27일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다만,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 당선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3개월 전에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전례가 없다”며 “너무 몰고 간다”고 말했다.

/김영태·박순원기자

    김영태·박순원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