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술자리 논란과 ‘식구 챙기기’에 나선 경북도의회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경북도의원 9명은 18일 경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얻은 발언권을 방해하며 마이크를 끈 것은 스스로 민주적인 의회 운영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날 “지난 12일 본회의장에서 이철우 도지사의 도정을 비판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의 발언을 막기 위해 의장이 마이크를 끄고 정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의장의 이러한 행위는 회의 규칙의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라며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아 회의장을 어지럽힌 미래통합당 소속 도의원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 소속 경북도의원들은 회견 직후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을 항의 방문하고 본회의장에서의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12일 민주당 임미애 도의원은 제315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철우 지사의 산불 때 술자리, 보좌진 및 출자·출연기관 보은 인사 등 문제를 지적했다. 임 의원 발언 초반 통합당 의원들이 반발해 고성이 오갔고, 장 의장은 발언 도중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선언했다.

경북도의회 문제에 민주당 중앙당과 경북도당도 나섰다. 지난 14일 민주당 경북도당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지난달 안동산불 당시 이철우 도지사의 술판논란과 출자출연 기관의 인사문제 등을 지적하는 과정에 통합당 의원들의 야유와 함께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선포했다”며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통합당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으며, 같은 당 도지사라는 이유로 본분을 망각하고 도지사 감싸기로 일관한 부끄러운 도의회 자화상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당 박진영 상근부대변인은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수구본질을 보는듯해 서글프기 그지없다”며 “통합당 중앙당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강구하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확산되자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은 ‘지방의회 질서유지와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장 의장은 “최근 도의원 발언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유감을 표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도의원 발언에 대해 회의질서유지를 위해 협조를 구하고 발언을 일부 제지한 것에 대해, 의회의 다수당이 도지사를 비호하고, 의회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고자 했다는 것은 지나치다”며 “같은 지역구의 의원이 동시에 발언신청되는 것을 감안해 전체의원의 발언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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