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소속 클럽·협회 등서
시설 찾는 신규 이용객들에
수십만 원 회비 납부 요구
가입 않으면 이용 제한 등
강제 조치로 시민들 불만 고조
시, 시설관리공 위탁 변경키로

12일 오전부터 집을 나선 시민들이 포항 곡강파크골프장에서 한가롭게 운동을 즐기고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특정 단체들이 공공시설인 포항 곡강파크골프장을 사유화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설을 찾는 신규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수십만 원의 회비 납부를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의 직영 또는 시설관리공단 위탁 운영 등으로 관리주체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포항 곡강파크골프장은 지난 2018년부터 약 13억원의 예산이 투입,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전리 965 일원 2만9천500㎡에 조성됐다. 36홀로 현재 약 200명의 회원이 이곳을 찾아 파크골프를 즐긴다. 이곳은 현재 ‘곡강파크골프장 운영위원회’가 시설을 직접 운영·관리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 또는 도시공사, 지자체 직영 등의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다른 시·군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약 20명의 운영위 안에는 파크골프클럽의 장들이 여럿 속해 있는데, 사실상 이들이 시설 운영과 관리 등 전반적인 사안을 주도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곳 곡강파크골프장을 이용하려면 자신들의 클럽이나 협회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는 것.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을 경우는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등 불합리한 상황들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일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입회비와 협회비, 운영비, 클럽가입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신규 회원에게 30만원이 넘는 큰 금액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를 내지 않으면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조항이나 다름없다.

익명을 요구한 시설 사용자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건 이해하지만, 첫 가입에 35만원이 넘는 금액을 내야 한다. 둘이 가면 70만원이나 되는 셈”이라면서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시설에)오지마라거나 치지마라는 등의 방해공작을 한다”고 폭로했다.

내부에서도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자성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곡강파크골프장 운영위원회 한 인사는 “일부 완장을 찬 인원들이 자신들의 권리행사를 위해 회원들에게 갑질하면 안된다. 이건 완전 어거지”라면서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운동하러 온 시민들을 위해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하고 있고 각종 폐단이 있는 만큼, 곡강파크골프장을 포함해 포항지역에 있는 파크골프장을 포항시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2월 포항시의회 승인을 얻어 파크골프장 활성화 및 효율화를 위한 용역을 실시했고, 시설관리공단이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는 결과를 받았다”면서 “앞으로 용역결과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