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빅2’ 1분기 실적 부진
코로나 여파로 장기화 불가피

국내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또다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현대제철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창궐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양사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까지 발생하며 올 2분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24일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2020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결기준 매출 14조5천458억원, 영업이익 7천53억원, 순이익 4천3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2%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1.4%, 44.2%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천576억원 보다는 26.5% 증가했지만 2017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9분기 연속으로 달성해낸 영업이익 1조원 복귀에는 실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길 축소가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미주와 유럽, 인도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셧다운됐고 총 10곳에 달하는 해외사업장도 가동을 멈췄다. 이에 철강 부문에서는 내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에 대응하며 수익성 방어에 주력했다.

반면 글로벌 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의 견조한 실적, 포스코건설의 건축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연료비 하락 등 무역·건설·에너지 사업이 호조세를 보여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6.5% 증가했다. <관련기사 11면>

하지만 포스코는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고로 가동중단 등 인위적인 감산 계획은 세우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미 광양제철소 3고로 개수공사 진행으로 자연스러운 감산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 이유다.

포스코 관계자는 “2분기에도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 불황으로 철강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제품가격은 하락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30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봤던 현대제철은 감산과 자산매각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같은날 열린 2020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4조6천680억원, 영업손실 297억원, 당기순손실 1천1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8.0%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사태 확대에 따른 전방 산업 수요 부진과 중국 지역 등 해외 종속법인의 영업 회복 지연에 따라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천47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79.9% 축소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로는 정상 가동하되 열연은 수주가 불가능하면 박판 부문을 위주로 비가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을 매각하기로 한 데 이어 현대오일뱅크 지분 등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산 모두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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