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 스님 포항 보경사 주지

석가모니의 호칭은 붓다, 부처, 고타마 싯다르타, 여래, 천인사 등 여러 가지이다. 부처라는 말은 인도에서 온 말로 ‘붓다’인데 이는 ‘깨달은 이’라는 뜻이다. 불교에서의 불(佛)은 부처, 교(敎)는 가르침으로, 불교를 단어의 뜻 그대로 해석하면 ‘깨달은 이의 가르침’이다.

석가모니가 출가를 했던 이유, 6년 간의 고행을 단행했던 이유에 비추어 봤을 때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세상 일체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고 세간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의미이다. 석가모니가 깨달은 모든 고통의 원인은 ‘무명’(無明)이었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바르고 청정한 지혜를 증득하여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가지면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불교를 흔히 세속을 초월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라고 이해하고, 이 세속을 초월한다는 의미를 속세를 떠나 산 속에 묻혀 선정을 닦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장면을 묘사한 경전 구절에 비추어 보면, 세속을 초월한다는 의미는 결코 세상과 관계없는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른 지혜와 청정한 눈으로 구체적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진리의 세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디디고 선 바로 이 현실 자체가 진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석가모니의 깨달음의 내용은 ‘연기’(緣起)로 대표된다. 연기는 석가모니가 세계와 존재의 구성 원리에 대해 발견한 것이다. 연기란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뜻으로서, 세계나 존재는 조건들의 모임이고, 이 조건이 변해가기 때문에 존재도 끝없이 변함을 설명하는 원리이다. 연기는 존재의 인식방법이기도 하다. 그는 존재의 고통과 혼란의 근본원인을 무명이라고 말하고, 무명이 소멸하면 모든 고통이 해결되어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즉,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무명에서 벗어나는 것이 열반에 이를 수 있는 길이며, 열반은 완성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았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선포한 후에도 평생 동안 팔정도(八正道) 수행을 하고, 그 수행의 방편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법을 전한 것은 궁극적인 열반을 향한 일체의 자기 수행, 자기 공부였다.

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당함과 고난, 그리고 두려움을 겪고 있지만 냉정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역대 불문의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한 대응을 잊지 말 것을 모든 분들께 당부드린다. 어떠한 곤란이 있더라도 오직 자비와 지혜로 대응하고 모든 사람들이 환경보호와 생명보호를 중시해 이 위기를 평안함으로 전환 시킬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