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썩은 땅에 새싹…” 표현
시민들 “유권자 욕보이는 막말”
김 후보 “선거 풍토 ‘썩은 땅’ 빗대”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들이 잇딴 막말·말실수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북 포항남·울릉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병욱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SNS의 한 커뮤니티에서 최근 불거진 경력 부풀리기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썩은 땅에 새싹 하나 띄우기 참 힘들다. 그래도 뿌리내리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날 김 후보가 언급한 ‘썩은 땅’발언은 다음날인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다.

장규열 한동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쩌다 이 친구가 후보로 나서게 되었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지만, 자신이 대표할 장소를 ‘썩은 땅’으로 생각하다니요”라면서 “저 표현은, 지역을 깎아 내리며 유권자를 욕보이는 막말이다. 내려앉은 다른 지역 후보들의 막말보다 훨씬 치욕적”이라고 말했다.

박기환 전 포항시장도 SNS에서 “포항을 썩은 땅이라고 말하는 통합당 후보가 있다”며 “통합당의 전신, 정당의 지역 선배 정치인들이 포항을 썩혔는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지 못했다.

포항시민 A씨는 “포항을 ‘썩은 땅’으로 표현하고 새싹을 틔우겠다고 말하다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좀더 자기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병욱 후보는 “포항의 정치 풍토를 보고 있었던 고뇌에 찬 말이었다”면서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네거티브만 난무하는 정치판에 대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는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만 난무한 포항의 선거 풍토를 ‘썩은 땅’으로 빗대었다”며 “‘썩은 땅’은 결코 포항과 울릉이 아니라 지역의 낡은 정치판을 말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낡은 정치판을 썩었다고 말한 것에 불편함을 느낀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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