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또 75명 무더기 확진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
환자 대부분 폐쇄병동 입원
집단감염 발생 경로 묘연해
환기 시스템 등 다각도 추적

9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시 달성군 대실 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제이미주병원에서도 7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28일 오후 보건당국에서 버스를 이용해 확진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대구 한 병원 건물에서 환자 등 165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감염 환자들이 거동 불편자로 외부와 접촉할 일이 거의 없다는 점으로 미뤄 공기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성군에 있는 대실요양병원과 제이미주병원에서 지금까지 각 90명, 75명 등 모두 16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신병원인 제이미주병원 환자 25명에 대한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두 병원은 지상 12층짜리 같은 건물에서 위, 아래로 나란히 입주해 있다. 건물 3∼7층에 자리 잡은 대실요양병원에서 지난 18일 병원 종사자 2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일 환자 등 총 5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그러자 건물 8∼11층에 있는 제이미주병원은 지난 21일 종사자 72명부터 검사를 했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6일에 환자 1명이 확진됐고 27일에는 50명 넘게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다.

문제는 제이미주병원 환자 대부분이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어서 외부 접촉이 거의 없었는데 어떻게 집단감염이 발생했느냐는 점이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이 병원의 감염경로에 대해 추정만 할 뿐이지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폐쇄회로(CC) TV 분석을 통해 이달 초부터 병원 건물을 드나든 사람이 누군지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환자 면회자 등 출입자 명단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인력 부족으로 정신병원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제때 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주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 경로와 관련해 공기감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제이미주병원이 입주한 건물 환기 공조 시스템에 의한 공기감염 가능성을 포함해 여러 각도로 집단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정신요양병원인 제이미주병원은 90명이 집단 감염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 위층에 있다. 보건당국이 전날 현장을 확인한 결과 건물 전체에 작동하는 공조 시스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신과 특성상 병실 창문을 열고 환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밀집된 공기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병원내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역학조사를 통해 건물 공조 시스템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재확인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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