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수업 자체 시기상조 의미
비대면 수업 기한연장 등 골머리
지역 대학 “내달 13일 마지노선”

“또 미뤄야 하나요? 더는 힘든데….”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또다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 개학을 ‘온라인’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에선 비대면 수업 연장 여부 및 학사 일정 변경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달 6일로 예정된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학생·교직원이 감염될 위험성이 남아있다는 우려가 보건당국과 학부모, 교직원 등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전국에서 100명 안팎의 감염병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해외 유입 사례도 적지 않는 등 사태가 국내·외에서 숙지지 않은 상황도 정부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중인 정부는 지난 28일 “오는 4월 6일 개학이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면서 “아직 여러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애가 타는 건 다름아닌 대학가다. 교육부가 초·중·고교 온라인 개학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을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살펴보면 이는 아직 정부의 판단이 ‘집합수업’자체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들이 실질적인 개강의 의미를 담은 대면수업을 강행할 경우, 향후 감염병 발병의 책임소재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대학들이 마냥 대면수업 개시일을 계속해서 연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경북지역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 달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면서 서버가 터지고 프로그램이 다운되는 등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런 수업에 대해서도 사실 다 보강을 해야 하는데, 이미 주말을 이용해 보강수업을 꽉 채웠다. 더이상 개강을 미루기엔 수업시간 등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내달 13일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학사 일정을 수정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영남대학교와 계명대학교 등 지역 내 4년제 사립대학들은 기존 4월 6일로 예정된 대면수업을 일주일 미뤄 4월 13일부터 하기로 홈페이지 등에 공지했다. 대경대학교와 포항대학교 등을 포함한 전문대학들 역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권고안에 따라 일단은 대면수업일을 내달 13일로 보고 있다.

경북대학교는 지난 27일 ‘비대면 강의 기간 추가 연장 안내’를 긴급 공지를 통해 밝혔다. 기존 4월 5일까지였던 비대면 강의를 오는 5월 3일까지로 연장했다. 실제 대면수업은 5월 4일부터 실시하는 셈이다. 경북대는 포항공과대학교에 이어 지역에서 두 번째로 ‘5월 대면수업 실시’대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포항공대가 가장 먼저 5월 대면수업 실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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