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정국에 휩쓸린 4·15 총선 이슈
코로나 정국에 휩쓸린 4·15 총선 이슈
  • 등록일 2020.03.29 19:34
  • 게재일 2020.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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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아무도 예견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총선 정국마저 흐트러지게 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상대를 향해 준비했던 전략들이 쓸모없게 되었다. 학교는 휴교하고 거리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언론마저 하루 종일 온통 코로나로 장식하고 있다. 제일 답답한 사람들은 총선 후보자들이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악수 할 사람도 없다. 어제는 하루 종일 거리에서 방역 소독약만 뿌렸다는 어느 후보의 하소연을 들었다. 코로나 사태 앞에 정치도 선거도 실종되어 버린듯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총선의 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어느 선거나 구도, 인물, 정책이 승리의 관건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정국은 선거판의 기본 구도까지 헝클어 버렸다. 여야 양강이라는 팽팽한 대결구도마저 잘 보이지 않는다. 야당이 벼르던 문재인 정부 실정론은 코로나 사태로 설 자리를 잃어 버렸다. 그동안 어렵사리 이룩한 보수정당의 통합도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신설, 조국사태도 울산 선거 개입도 이번 총선의 이슈는 되지 못한다. 코로나 방역 대책만이 가시적으로 보일 뿐이다. 코로나 재앙이 역설적으로 팽팽하던 대결구도를 뭉개버렸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여야의 총선의 전략도, 정책도 부각되지 못한다. 여당의 급조된 ‘국민을 지킵니다’와 야당의 ‘바꿔야 산다’는 구호만 나부낄 뿐이다. 코로나 사태는 이처럼 선거의 쟁점마저 블랙홀에 삼켜버린다. 미래통합당이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문 정권의 ‘소주성’ 정책, 외교 안보 정책의 실종, 대북 정책까지 코로나 ‘방역 정책’에 밀리고 있다. 코로나로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야당 심판론은 먹혀 들 수 없다. 급기야 야당은 김종인 전의원을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왔다. 선거의 달인이라는 그의 선거 메시지가 어떤 효과를 낼지 아직은 미지수다.

흔히 총선 선거에서는 후보 당사자의 인물이 선택기준이 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후보를 검증할 시간마저 너무 촉박하다. 비례대표 선거 참여 정당이 35곳으로 확정되면서 정당투표용지는 48.1㎝ 길이로 제작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준 연동제 선거법에 의해 급조된 위성 정당 이슈도 이제 장군멍군식이 되어 버렸다. 야야 모두 실리 앞에 명분도 원칙도 상실해 버렸다. 이번 지역 총선에서는 야 성향 무소속 후보가 많다. 지역 선거에서 3파전은 제 1야당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집권 여당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여러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는 총선의 구도, 정책, 인물을 알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

언론은 이제부터라도 후보와 정책을 유권자들이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언론은 코로나 사태의 방역과 홍보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총선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확충해야 한다. 후보도 정책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는 대의 정치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 이제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만이 민주 정치의 대의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정당이나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30%의 무당층의 표심이 총선 결과를 좌우할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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